김유민 씨(37)는 어린이날 선물을 준비하려다가 두 눈을 의심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오른 장난감 가격 때문이다. 맘카페를 살펴보니 "어린이날이 가까워질수록 장난감 가격이 상승한다. 미리 준비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는 내용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홈플러스, 쿠팡, 무신사키즈 등 유통업계가 '가정의 달' 대목을 잡기 위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다양한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지만 어린이날 '할인'을 내세우는 대신 초기 판매가격을 비싸게 책정하는 경우가 있어 구매할 때 주의해야 한다.
오프라인매장보다 온라인 구매가 저렴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온라인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초기 판매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대신 높은 할인률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네이버 검색 기준, 한 온라인 판매처는 제품에 표기된 초기 판매 가격 8만원인 '캐치! 티니핑' 피규어를 85% 할인한 가격 1만1900원에 판매 중이다. 다른 온라인 판매처에서는 동일 제품을 초기 판매 가격 3만4000원으로 표기하고, 62% 할인된 가격 1만29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인 롯데마트에서는 동일 제품을 초기 판매가격 1만1900원으로 표기하고, 이를 할인해 9500원에 판매 중이다. 온라인에서 62%나 할인받아 1만2900원에 구매한 소비자는 저렴하게 구매한 듯한 착각에 빠지기 쉽지만, 실상은 오프라인 매장과 비교할 때 결코 저렴하게 구매한 게 아닌 게 된다. 온·오프라인 판매처마다 초기 판매 가격과 할인율이 달라 검색과 비교가 필요한 것이다.
맘카페 한 회원은 레고를 구매했다가 뒤늦게 제품 품절로 구매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다시 구매하려고 온라인 판매창을 열어보니 며칠 사이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 6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었던 제품을 결국 7만200원(정가 8만200원)에 구매했다고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틀 뒤 한번 더 판매창을 열었는데, 구매한 제품의 가격이 8만3700원(정가 9만3700원)으로 올라 있었다. 단 이틀 사이에 정상가도 1만원 이상 상승했고, 할인 적용 판매금액도 높아졌다는 얘기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교수는 이같이 제품 초기 가격을 높게 설정한 뒤 높은 할인율을 적용한 것 처럼 위장해 판매하는 것에 대해 '프라이밍 효과'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소비자들이 가격 비교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할인율만 보고 저렴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꼼꼼히 비교해 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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