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생활용품전문점 다이소가 화장품 판매 채널로 부상하면서 뷰티 브랜드 입점이 잇따르고 있다. '5000원' 이하의 다이소 화장품들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품절 대란이 벌어질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면서다.
24일 다이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까지 다이소 매장에서 신규 제품을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는 총 8곳이다. 지난해 다이소에서 19개 신상 제품이 출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더 빠른 속도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다이소는 2021년 화장품 제품이 4개에 불과했는데, 3년여 만에 제품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했다. 현재 다이소에 입점한 화장품 브랜드는 34개, 제품수는 310여개에 달한다.
올해 신제품을 출시한 브랜드는 에이블씨엔씨의 '어퓨'와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랩 잇', 손앤박, 이넬화장품의 '입큰엔드', 트윙클팝, BTTC 등이다. 어퓨는 올해 색조화장품으로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까지는 민감성, 잡티 피부에 특화된 기초 화장품 '티트리라인'을 판매해 출시 8개월 만에 33만개를 팔아치웠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닥터지' 회사로 잘 알려진 곳이다. 랩 잇은 어린 연령대 고객에게 맞는 스킨케어 제품이 주력인 새로운 브랜드로 첫 번째 유통 채널로 다이소를 낙점했다. 향후 해외 진출까지 고려하고 있어 젊은 고객들의 반응을 빠르게 확인하기 위해 다이소 채널 입점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VT '리들샷' 열풍을 이어갈 제품도 나왔다. 손앤박의 '아티 스프레드 컬러밤' 제품이다. 지난달 판매를 시작한 뒤 초도 물량은 2주 만에 완판됐다. 3000원짜리 이 제품은 명품 브랜드 샤넬의 '립앤치크밤(6만3000원)'과 비슷한 발색을 보이면서 '샤넬 저렴이'로 불린다. '갓성비템'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입고 즉시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트위터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VT 리들샷과 손앤박의 컬러밤 제품을 '매장 가도 구경 못 하고 나오는 제품'으로 꼽고 있다.
'히트 제품'이 연달아 나오면서 뷰티 부문 매출액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0%나 신장했다. 다이소에서 가장 비싼 화장품 가격은 5000원으로 지갑이 얇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가성비 제품을 찾는 합리적인 소비자들도 다이소에서 제품 구매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화장품 업계에선 다이소 입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기업도 늘어났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다이소에 입점하는 것이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VT가 다이소 입점으로 크게 성공한 것이 자극됐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실제 VT의 리들샷은 다이소에서 품절템으로 입소문 난 뒤 홈쇼핑(CJ온스타일)에도 진출했다. 최근 6개월간 회사 주가는 23%나 상승했다.
화장품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다이소 매출도 급증하는 추세다. 2021년 기준 다이소 매출액은 2조6050억원에서 지난해 3조4600억원으로 불어났다. 유통업계는 올해 다이소가 화장품과 패션 부문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연 매출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이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600억원으로, 2년전(2840억원)과 비교하면 다소 축소됐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인해 인건비가 급증하며 판매관리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다이소는 신규 화장품 브랜드 입점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많은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 나갈 것"이라며 "뷰티뿐만 아니라 패션 부문에 대해서도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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