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참패한 뒤 열린 첫 세미나에서 영남 중심의 당 구조로는 한계가 있다는 자기비판이 나왔다. 향후 치러질 전당대회에 영남권 의원은 나오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천 동미추홀을에서 당선한 윤상현 의원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를 개최했다. 발제는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가 맡았고, 김용태·김재섭 당선인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영남권 중심인 구조를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의원은 "총선 참패에 있어 구조적 원인은 영남 중심이라는 당의 한계"라며 "그렇다 보니 공천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당 지도부와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를 못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남권 의원과 수도권 의원은 같은 현상을 보고 분석해도 현실 인식 차이가 너무 크다"며 "영남 중심 당이 되고 공천에 목을 매는 게 구조화됐는데 이걸 혁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부산 지역구의 모 의원은 지난 선거보다 5석 더 이겼고 격차 줄였으니 다음에도 정권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며 "이번엔 탄핵 저지선 읍소해서 108석 했는데 그런 인식이 놀랍다"고 말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참패는 했지만 4년 전보다 의석은 5석 늘었고, 득표율 격차는 5.4%로 줄었다"는 글을 올렸다.
박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는 영남권 의원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며 "지난번 선거는 당 대표, 원내대표, 사무총장이 모두 영남이었는데 자기들이 뒤에서 총으로 난사해서 다 죽여놓고 수도권 사람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말에 청중들은 손뼉을 쳤다.
30대 정치인들도 당 상황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김용태 당선인은 "국민의힘이 수권 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청년과 중도 대연합해야 한다. 인구구조에 따른 정치 지형은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하다"며 "윤석열 정권의 국정 운영은 대체로 맞았지만, 과정과 운영 방식이 거칠었다. 보수 재건의 길은 야당과 대화하고 권위주의를 버리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김재섭 당선인은 "냉철하게 복기하는 걸 먼저 해야 하는데 복기할 시간도 없이 조기 전당대회를 한다"며 "조기 전당대회를 하게 되면 총선 참패가 잊힌다. 패배 의식을 일시적으로 해소할 수 있지만, 전당대회 자체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전당대회 규칙을 당원 100%로 유지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국민 참여를 막아놓고 전당대회를 치르는 건 여당의 무책임"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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