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 우려와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ASML의 부진한 실적 발표 등 영향으로 미국 증시가 하락 마감한 가운데, 18일 코스피 지수는 하락 출발이 예상된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66포인트(0.12%) 하락한 3만7753.3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9.2포인트(0.58%) 떨어진 5022.2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1.88포인트(1.15%) 떨어진 1만5683.37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당장은 노동시장의 강세와 지금까지의 인플레이션 진전을 고려할 때 제약적인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시간을 주는 것이 적절하다"고 발언했다. 시장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내 3회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 Fed가 점도표를 수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세가 돋보였다. ASML이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점도 반도체 관련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주인 엔비디아는 3.87% 떨어졌고, 브로드컴(-3.5%), AMD(-5.8%), 마이크론(-4.5%), 램리서치(-5.3%) 등도 약세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상장지수펀드(ETF)는 0.7%, MSCI 신흥지수 ETF는 0.1% 내렸다. 유렉스(Eurex) 코스피200 선물은 0.4% 떨어졌다. 이에 코스피는 0.5~0.8% 하락 출발이 예상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화 약세에 대한 금융당국의 개입과 한·미·일 공조 영향으로 안정화가 기대되지만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 증시에선 ASML 발 반도체 매물출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월간, 연간기준으로 반도체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김지원·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율, 금리 급등의 영향에 최근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600선을 밑돌았다"며 "미 국채 입찰 호조에 금리 하락,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에서 원화 약세에 대한 우려 재확인 등 안정 흐름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주 실적 우려가 관건이지만, 전날 일정부분 반영됐다"며 "장 초반 매물 소화 이후 환율 및 외인 수급에 연동이 예상된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377원으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원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