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인류 발자취 속, 기하학적 패턴의 표상에 천착해 온 이정우 작가의 개인전이 개최된다.
아르떼케이는 이정우의 개인전 '완벽한 차원'을 29일까지 진행한다. 작가는 앞서 지난해 아르떼케이에서 3인전을 진행한 데 이어, 올해 개인전을 통해 신작 회화 29점을 선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줄곧 의미를 알 수 없는 신비로운 비밀코드에 뒤덮인 고대 유적에 매료되어 온 작가는 고대 문명부터 현대에 이르는 인류의 발자취에 유사한 형태의 기하학적 패턴이 등장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신비로운 형상에 매료되어 고대 유적이 남긴 자취와 함께 현대의 양자 역학 이론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작가는, 그 결과 기하학적 패턴이 나선형 형태로 흐르는 시공간의 단면을 표현한 것임을 발견했고, 이것이 우주의 신비와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 데 해답을 제시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작가는 기하학적 도상을 반복하여 반사원단 위에 패턴화한 후, 마스킹과 스텐실 기법으로 여러 겹의 층을 쌓는 방식으로 그리드와 점, 기둥 등의 형상을 완성한다. 최근에는 실크 스크린 판화 기법을 적용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제작된 원단은 구겨진 자국을 남기고 빛을 반사하며 그 자체의 물리적 특성을 간직하고 있다.
또한, 레이어 상단의 일부를 지우는 방법으로 밑색을 드러내거나, 실크스크린을 접목해 밀도 높은 레이어를 구축하기도 한다. 그렇게 완성된 정교한 기하학적 도상은 언뜻 명확한 계획과 질서 아래에서만 탄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작가는 작업의 과정 자체를 즐기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우연한 발견의 흔적을 남긴다.
이렇듯 이정우의 작업은 캔버스 위에 물감을 칠해 완성하는 일반적인 회화와는 다른 시각성을 발생시키며 작업이 반사하는 조명과 햇빛은 작업을 감상하는 관람자의 움직임과 위치에 따라 변화한다.
작가는 자신이 택하고 실험한 대상이나 재료, 물성에 대해 이야기할 뿐 작업을 규정하거나 귀결시키는 이야기에 관해서는 관조하는 태도를 유지한다.
그가 도달하고자 하는 완벽한 차원은 우주의 신비에 대한 해답을 발견할 수 있는 차원이다. 결코 도달할 수 없지만, 도달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작가의 여정을 관객은 작품을 통해 오롯이 함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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