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각각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 특수활동비를 오·남용했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박찬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오른쪽부터)과 김승원 법률위원장 등이 17일 검찰특활비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고발하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박찬대 공동위원장과 김지호 부위원장, 김승원 당 법률위원장, 허종식 의원 등은 17일 오후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을 업무상 배임·국고 손실·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일신상의 위기에 처한 시점마다 특활비를 뿌리며 검사들의 지지를 규합해 국면을 전환했다"며 "이를 통해 자신의 법률적·정치적 위기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윤 대통령이 총장 재임 시절 총장 몫 특활비를 약 78억원가량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재임 기간 20개월 동안 검찰 조직 전체가 사용한 특활비의 59% 정도다. 특히 윤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1차 징계위원회가 열리기 전날인 2020년 12월3일 전국 검찰청에 특활비 1억1268만원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2차 징계위 개최일 바로 전날인 같은 달 14일에도 특활비 2억4700만원을 분배했다고 밝혔다. 2021년 2월8일에는 서울고등검찰청이 윤 대통령에게 제기된 '판사 사찰 의혹'에 대해 혐의없음 판단을 했는데 같은 날 윤 대통령이 특활비 3억4600만원을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한 전 위원장은 2017년 1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의 특활비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 사용 내용과 지출 증빙 자료를 공개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에 알아보기 힘든 영수증을 제출한 검찰을 용인했다는 이유로 고발당했다. 위원회는 "상당한 기간의 자료가 불법 폐기됐고 공개된 자료에도 특정업무경비와 업무추진비 영수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흐리게 복사된 게 절반이 넘었다"며 "한 전 위원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나와서 '오래된 것이니까 잉크가 휘발된 것'이라고 진술한 것은 범죄행위 은닉에 가담 및 방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고발을 '근거 없는 공세'라고 반박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부 지침에 따라 집행된 검찰 특활비에 대해서도 근거조차 없는 공세를 이어가며 '검찰 힘 빼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심지어 민주당이 문제를 제기한 특수활동비 내역은 자신들이 정권을 잡고 있던 시기에 집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민생과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선거가 끝나자마자 검찰 특활비를 운운하는 것은 자신들의 사법 리스크를 가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민주당의 현실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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