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궁궐(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과 종묘에 북악산과 불암산 석재가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고문헌과 현장 조사, 비파괴 분석으로 석재 산지를 조사한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문화재청은 소실과 중건을 반복해온 궁궐과 종묘의 원형을 되찾으려고 1980년대부터 복원 사업을 진행했다. 문화재연구원은 이때 사용할 대체 석재를 선정하기 위해 오랜 기간 조사와 연구를 수행했다.
조사한 석재는 모두 9961점에 달한다. 비파괴 암석 조사에서 95% 이상은 담홍색 화강암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진홍색 화강암, 흑운모 화강암 등이었다.
고문헌 기록에 따르면 산지는 크게 한양도성 내, 서교(西郊), 동교(東郊) 세 지역으로 구분됐다. 조선 시대에 한양도성 내 부석(浮石·돌산이나 바위에서 석재로 쓸 돌을 캐냄)은 금지됐다. 하지만 1865년 경복궁을 중건하며 삼청동에서 부석한 사례가 기록으로 남아있다.
서교는 사동·녹번·옥천암·응암·사암, 동교는 노원·불암·우이·조계 일대다. 모두 17~18세기에 부석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현장 조사에서 북악산과 불암산, 우이동, 영풍정(창신동), 홍제원, 옥천암, 녹번 등의 석재는 궁궐에 사용된 그것과 일치했다. 일부 지역 암반에선 실제 채석 흔적이 확인되기도 했다.
문화재연구원 측은 "지난해 말 발간한 보고서 '국역 조선 시대 궁·능에 사용된 석재산지'와 실제 궁궐 연장의 석재를 비교하는 검증 작업을 거쳐 각 특성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검증 작업은 지난해 10월 복원한 광화문 월대에서도 있었다. 석조문화유산 비파괴 조사와 분석에서 월대 난간석주(구부재)와 구리 동구릉에 보관 중인 난간 부재의 암석학적 특성이 일치했다. 석재 산지는 수락산과 불암산 일대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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