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정성 들여 키운 두릅을 불법 채취한 여성이 현장에서 적발됐다. 그런데 꼼짝없이 붙잡힌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늘어놓는 등 반성 없는 태도를 보여 누리꾼 사이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두릅 도둑을 잡았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12일 14시 기준 조회수 14만7000회, 추천수 4000회를 넘길 정도로 화제가 됐다. 작성자 A씨는 "선거일에 어머니를 돕기 위해 시골에 두릅을 따러 내려갔다"고 운을 뗐다.
A씨는 "내일모레쯤 두릅을 따면 딱 좋을 것 같다는 어머니의 전화에, 그 전에 도둑이 다녀갈 수 있으니 미리 내려가 있겠다고 했다"며 "점심을 먹고 딸 생각이라 먼저 집으로 가고 있었는데, 과수원 꼭대기에서 사람 모습을 포착했다. 바로 차를 돌려 과수원으로 가서 산꼭대기까지 허겁지겁 뛰어서 등산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현장으로 향한 A씨는 두릅을 훔치고 있는 여성 B씨를 적발할 수 있었다고 한다. A씨가 "어디서 오셨느냐"고 묻자, B씨는 "윗동네 사람이다"라고 맞섰다. 이에 A씨는 "제가 이 동네 사람이라 동네 사람 얼굴을 다 알고 있다. 거짓말하지 마시라"라고 반박했고, B씨는 말을 바꿔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심지어는 무릎을 꿇고 봐 달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상습적으로 두릅을 훔쳐 가는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나 있던 A씨는 곧장 112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곧장 B씨를 취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발견된 두릅에 대해서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 회수하지 못하고, 경위서 작성 후 귀가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B씨가 훔쳐 가려 했던 두릅이 큰 비닐봉지 안에 가득 차 있는 것이 보인다. A씨가 현장에서 빼앗은 두릅은 약 4㎏였다. 절도범의 차 안에서 발견한 두릅까지 더하면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도착한 A씨의 어머니는 "도둑의 얼굴을 알고 있다"며 "작년에도 왔었고, 심지어는 지난주에도 왔었다. 지난주에는 채취 시기가 아니라 오늘 다시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이 도둑들이 10여년간 우리 동네 두릅을 싹쓸이해간 게 거의 확실하다"며 분노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꼭 민사소송 거시길", "시골 어르신들은 대부분 저 상황이면 불쌍하다고 봐주는데 임자 만난 것 같다. 봐주지 마시라", "산림 내 임산물 불법 채취는 범죄인데 간도 크다", "잘못했다고 사정해도 모자랄 판에 거짓말까지 한다니", "저런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게 문제"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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