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귀령도 이수정도 "감사하고 부족했다"…짧지만 긴 여운 ‘낙선인사’

초박빙 또는 논란 속 낙선 아쉬움 커
당선인사와 다른 낙선인사, 짧지만 긴 여운
승패는 이미 결정되니 자신의 부족을 탓하고
지역주민에는 다음을 기약하고자 감사의 마음 전해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공영운 후보와 국민의힘 이수정, 오신환 후보. [사진=안귀령 블로그, 연합뉴스 갈무리]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공영운 후보와 국민의힘 이수정, 오신환 후보. [사진=안귀령 블로그, 연합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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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준엄함, 민심의 매서움을 뼈에 새기겠다"


4·10 총선 서울 도봉갑에서 낙선한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같이 낙선인사를 하고 "도봉구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과분한 마음을 절대 잊지 않겠다. 앞으로 더 자주 찾아뵙고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YTN 앵커 출신인 안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서울 도봉갑에 전략공천을 받았지만,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배우 차은우의 외모에 관해 묻는 질문에 '이재명'이라고 답해 논란이 됐고, 출마 지역 주민이 묻는 행정동 명칭에 답하지 못해 뭇매를 맞았다. 안 후보가 패배하며 민주당은 30여년간 수성한 도봉구갑을 보수 정당에 넘겨주게 됐다.

경기 화성을에 출마했지만,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게 밀려 낙선의 고배를 마신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11일 자신의 SNS에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는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동탄 가족 여러분과 당원동지들께 보답하지 못해 송구하다"며 "동탄에 대한 저의 진심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가 치러진 전날(10일) 방송 3사(KBS·MBC·SBS)가 발표한 출구 조사에서는 공 후보가 이 후보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해 당선이 예측됐지만, 개표가 진행되면서 이 후보가 42.41%(5만1856표)의 지지율을 보이며 공 후보(39.73%, 4만8578표)를 누르고 당선됐다.

안귀령 "과분한 마음 절대 안잊겠다"…공영운 "진심은 변치 않을 것"

앞서 공 후보는 문화일보 기자를 거쳐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낸 이력이 있는 인사로, 이번 총선 민주당 영입 인재로 정치권에 입문해 전략공천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2017년 군 복무 중이던 아들에게 30억원 상당 성수동 주택을 증여한 것이 알려져 '아빠 찬스' 논란이 일었고, 이와 같은 논란이 막판 표심에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끝나면 승자는 당선인사를 패자는 낙선인사를 하기 마련이다. 당선인사는 "표를 주시고 응원해서 감사하고 국회에 가서 지역을 위해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와 각오를 밝힌다. 반면에 낙선인사는 많은 여운이 남을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수 백여표차로 당락이 갈려 아쉬워도 진 것은 진 것이고 초박빙 또는 자신을 둘러싼 예기치 않은 논란으로 낙선의 결과를 받아들이니 마음은 무겁기만하다. 하지만 다음을 기약한다는 점에서 낙선인사도 당선인사만큼이나 개인에게 유권자에게 중요한 메시지다.


이수정 "외롭지 않게 싸울 수 있었다"

경기 수원정에서 낙선한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도 SNS를 통해 "그동안 감사했다.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성원으로 외롭지 않게 싸울 수 있었다"라며 "패하긴 했으나 저는 여전히 경기대학교 연구실에 있게 될 것이니 여러분과 함께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번에는 실패했으나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며 "제 부족함으로 인해 저 개인은 졌지만, 정의로운 세상을 원하는 여러분들의 뜻은 그대로 살아남았다"고 덧붙였다. 경기 수원정은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0.86%(6만9881표)를 얻어 49.13%(6만7504표)의 지지를 얻은 이 후보를 2377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격전지서 희비 엇갈려…김근식 "최선 다했으니 후회는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입구에서 류삼영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 김현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입구에서 류삼영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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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을에 출마했지만 낙선한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동작구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낙선인사를 전했다. 동작을에서는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54.01%를 득표해 45.98%의 지지를 얻은 류 후보를 제치고 지역구 탈환에 성공했다. 류 후보는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모든 것은 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동작구민이 보내주신 과분한 마음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길이 끝나는 곳에서 새로운 길이 시작된다고 했다"라며 "다시 힘을 내서 앞으로 나아가겠다. 동작에서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류삼영 "모든 건 제가 부족해서"…오신환 "기대에 부응못해 죄송"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오신환 국민의힘 후보는 여야 모두 접전지로 꼽은 서울 광진을에서 고민정 민주당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패했다. 각각 47.6%(4만9347표), 51.47%(5만3362표)의 득표율이었다. 오 후보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인물로, 오 시장이 고 의원에게 패배했던 광진을에서 오 후보가 대리 설욕전에 나섰으나 낙선했다. 오 후보는 "성원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제가 많이 부족했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신 격려와 응원, 그리고 사랑은 제 가슴에 새겨 잊지 않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대표적인 격전지로 꼽혔던 서울 송파병에서는 민주당 남인순 후보가 득표율 51.04%를 얻어 4선에 올랐다. 국민의힘 김근식 후보는 48.95%에 그쳐 낙선했다. 김 후보는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다"라며 "유구무언이다. 감사하고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후보는 지난 2008년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으나, 이를 반납하고 불출마했다. 이후 민주당 후보로 재·보궐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2012년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를 신청했지만 낙천했다. 이후 2017년 정치 성향을 보수 쪽으로 틀어 출마를 이어갔다.


22대 총선, 더불어민주당의 압도적 승리…한동훈 "모든 책임은 저에게" 사퇴
총선 패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하농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

총선 패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하농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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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머쥐었다. 국민의힘은 개헌 저지선(100석)을 간신히 넘긴 108석을 얻는 것에 그쳤다. 이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사퇴했다. 한 위원장의 사퇴로 이미 비대위 체제였던 국민의힘에서는 또 비대위가 꾸려지게 됐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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