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後 달라질 주택공급방향…역세권 개발 vs 100만 기본주택

여야, 청년·신혼부부 '주거 안정'
국민의힘 '임대차 2법' 폐지 공약
민주당, 전세사기 피해 지원 무게

제22대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표심을 잡기 위한 각 당 부동산 공약의 초점은 안정적 주택 공급과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에 맞춰졌다. 특히 여당인 국민의힘은 역세권 개발에서 용적률 완화를 통한 공공분양주택 '뉴:홈' 공급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기본주택 100만호' 규모의 주거복합플랫폼 조성을 각각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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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각 정당 총선 공약집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현 정부가 임기 내 50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한 뉴:홈을 GTX 역 주변에 공급하는 공약을 내걸었다. 지난달 말 GTX A 일부 노선 조기 개통으로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가운데, 뉴:홈을 GTX 역세권에 집중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으로 발생한 개발이익 일부도 뉴:홈과 신생아 우선공급 등에 활용한다.

민주당은 기본주택 100만가구 공약을 내놨다. 무주택자에 초점을 맞춘 기본주택은 적정 임대료를 내고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분양·임대형 공공주택을 의미한다. 수도권에 50만가구, 지방특화형 40만가구, 어르신 복지주택 10만가구 공급을 계획했다. 청년·신혼부부 대상 반값 아파트 25만가구 공급과 2자녀·3자녀 출산 신혼부부에게 분양전환 공공임대 제공도 약속했다. 이 공약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022년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임대차법 공약에서는 각 당의 입장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를 폐지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시행된 임차인 보호에 목적을 둔 규제다. 그러나 되레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고 전세사기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 국민의힘 측 판단이다. 윤석열 정부는 대선 때부터 임대차 3법 전면 재검토를 강조해 왔다. 반면 민주당은 기존 임대차법을 유지하면서 '임차인등록제'를 도입해 미비점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등록에 따른 인센티브를 줘 임대차 시장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전세사기 대책에서도 여야는 입장을 달리했다. 국민의힘이 임대차 2법 폐기 등으로 피해를 예방하는 데 무게를 뒀다면, 민주당은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구제'에 방점을 찍었다. 민주당은 '선(先)구제 후(後)구상' 방식으로 현행 전세사기 특별법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보증금반환 채권을 매입해 피해 임차인을 우선 구제하면, 추후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비용을 보전하는 것이다. 전세사기 피해자 요건 확대, 전세사기로 인한 파산 또는 개인회생신청 등에서 금융거래 불이익 방지 등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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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특별법은 지난해 전세사기로 인해 피해자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이들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아 같은 해 6월 제정됐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이때 이미 선구제 후구상을 골자로 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법안은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해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선구제 후구상 방식이 악성 임대인의 채무까지 세금으로 갚아주게 된다며, 지난해 5월 제정된 현 특별법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 민주당은 월세 세액공제 확대를 공약했는데, 이 또한 전세사기 대책과 맞물려 있다. 전세사기 증가로 인해 월세가 늘어난 만큼 주거 부담을 완화한다는 취지다. 월세 세액공제 대상 주택을 기준시가 4억원 이하에서 6억원 이하로 완화하고, 소득 제한을 풀어 중산층까지 월세 부담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여당의 압도적 승리가 아닌 이상 부동산 시장 판도는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총선에 여야 간 쟁점적으로 볼 만한 부동산 공약은 없다. 총선이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 같다"며 "최근 실거래가가 반등해 총선 결과에 따라 시장이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차 3법에 대해선 고치기 어려울 것으로 봤는데, 개정 시 혼란이 가중된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여당이 이겨도 임대차 2법을 건들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임대차 3법은 헌법재판소에서도 합헌 판정을 받았고, 부동산 가격 급등기는 아니어서 크게 의미가 없다"고 부연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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