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칙금을 부과받았다는 이유로 휘발유를 들고 불을 지르려고 지구대를 찾아간 50대 남성이 현장에서 붙잡혔다.
5일 인천 서부경찰서는 공용건조물방화미수 혐의로 50대 A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5일 오후 9시50분께 인천시 서구 검단지구대에서 휘발유와 라이터를 들고 불을 지르려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30분 전 골목에서 소란을 피우다가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 조성 혐의로 범칙금 5만원을 부과받자 이에 불만을 품고 지구대를 찾아갔다. A씨는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직접 구매한 다음 지구대에 가 "(휘발유를) 뿌려서 죽이겠다"며 소란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당시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다.
경찰은 몸싸움 끝에 A씨를 제압해 휘발유와 라이터를 압수한 뒤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구대 직원들이 수상함을 느끼고 A씨를 주시하고 있다가 재빨리 대처해 큰 피해를 막았다"고 말했다. 인천경찰청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A씨의 범행 및 체포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한편 지난해 12월에는 경찰 조사에 불만을 품은 남성이 흉기를 들고 지구대에 난입한 일도 있었다. 지난해 12월28일 오전 2시16분께 대전 중구 문화동 서대전지구대에 술에 취한 50대 남성 B씨가 양손에 흉기와 둔기를 들고 들어왔다. 그는 전날 술에 취해 택시 기사와 말다툼을 벌이다 싸움을 말리던 뒷좌석 손님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이에 불만을 품고 지구대에 난입한 것이다.
경찰이 공개한 당시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TV 영상을 보면, 지구대에 들어온 B씨는 경찰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행패를 부렸다. 당시 지구대에 근무 중이던 경찰 4명이 B씨와 대치했다. 경찰들이 흥분한 B씨를 달래는 동안 킥복싱, 격투기, 합기도, 주짓수 등 도합 14단을 보유한 유단자인 박건규 경장이 방검장갑을 끼고 B씨 몰래 그의 등 뒤로 접근했다. 이후 박 경장은 재빨리 B씨의 양 겨드랑이 아래에 손을 넣어 끌어안았고, B씨 바로 앞에 서 있던 동료 경찰이 합세해 B씨를 지구대 바닥으로 넘어뜨려 제압했다. 다행히 이 과정에서 다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경찰은 B씨를 폭행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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