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증원 사태 장기화 등으로 인해 자금난에 처한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이 결국 비상 경영을 선포했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은 병원 경영이 급격히 악화함에 따라 긴축 재정 및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한 비상 경영체계로 전환했다고 1일 밝혔다.
병원은 이날 박형국 병원장 등 주요 보직자와 중간 관리자, 노동조합 최미영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병원 경영 현황 및 비상 경영체계 전환 설명회를 열었다.
순천향대병원의 자금난 악화는 새 병원 건립과 감염병 전문병원 착공으로 인한 대규모 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해 12월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탈락 등으로 촉발됐다. 이미 20년 이상 지역의 상급종합병원으로 역할을 해오며 인력과 장비 등을 갖추고 있지만 상급병원 지정 탈락으로 의료 수가가 줄어 상급병원 수준의 대규모 인력과 장비를 운용할 자금적 어려움이 시작된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사태로 말미암아 일부 병동이 폐쇄되는 등 일일 최대 30%가량의 환자를 줄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결정적 타격이었다. 이에 병원은 일부 직원의 무급 휴직, 의료인력 재배치를 통한 경영 효율화를 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병원은 노조와 함께 비상 경영체계 전환을 결정했다.
박형국 병원장은 “매일 수억 원의 적자행진이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며 “새병원 완공 및 감염병 전문병원 착공 지연은 물론, 임금 지급마저도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금난이 1개월만 더 지속되거나 비상 진료체계마저 무너진다면 곧바로 병원 존립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밝혔다.
최미영 노조위원장도 “절체절명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다”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지기 전에 모두의 생존을 위해 함께 나서자”고 말했다.
이후 병원과 노동조합은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경영난 타개를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할 것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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