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안보고서] 비은행권 부실채권 증가율, 은행의 3배

한은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 발표
비은행 부실채권 73.4% 증가
해외 부동산 투자는 상업용에 편중

국내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증가율이 은행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채권(NPL) 시장에서 전문투자회사들이 은행 담보부 부실채권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비은행 부실채권 매각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기관 부실채권은 43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은행과 비은행에서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부실채권은 2022년 말 10조1000억원에서 2023년 말 12조5000억원으로 23.8% 늘어난 가운데, 비은행은 같은 기간 18조원에서 31조2000억원으로 73.4% 증가했다.

비은행의 경우 상호금융 중심으로 늘어났다. 상호금융이 17조3000억원(55.5%)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25.6%를 차지한 저축은행(8조원)과 여전사(5조9000억원, 18.9%)가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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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금융기관들은 자산건전성을 제고할 목적으로 부실채권 매·상각 규모를 2022년 중 13조4000억원에서 2023년 중 24조3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은행의 부실채권 매·상각 규모는 9조1000억원, 비은행권은 15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3.6%, 74.4% 증가했다.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도 지난해 신규 부실채권이 큰 폭으로 늘면서 매·상각 규모도 커졌다.


다만 은행의 경우 상각뿐 아니라 NPL 시장을 통한 매각에도 적극적이었으나, 비은행의 경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유는 NPL 전문투자회사들이 은행권 선순위 우량담보부 대출채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는 비은행 부실채권 매각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NPL 전문투자회사는 은행 담보부 부실채권 위주로 5조2000억원을 매입했으며, 이에 따라 레버리지 배율은 2022년 말 2.52배에서 2023년 9월 말 3.44배로 늘었다. 한은은 "NPL 전문투자회사의 레버리지 배율이 높아져 여타 비은행권 부실채권에 대한 투자 여력이 축소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매각은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적절한 시장가격으로 부실채권을 처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자산건전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상각보다 크다. 한은은 "NPL 시장에서 전문투자회사들의 은행권 선호 현상을 완화해 신용리스크가 증대된 상황에서도 비은행을 포함한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비은행 해외 부동산 투자 46조원… 상업용에 92% 편중

국내 비은행의 경우 해외 부동산 투자 관련 리스크 관리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은행 금융기관의 전체 해외 부동산 투자는 2023년 9월 말 기준 약 46조3000억원이며, 이 중 약 92%(42조7000억원)가 상업용 부동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는 북미와 유럽지역에 투자가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와 상호금융은 북미에 투자가 집중(각각 67%, 77%)돼 있는 모습이다. 한편 증권사와 여전사는 상대적으로 유럽에 대한 투자비중(각각 38%, 32%)도 높은 편인 것으로 집계됐다.


북미·유럽 지역에 대한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의 자산 대비 비율은 평균 1.2% 수준이다. 투자 손실이 확대되더라도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한은은 판단했다.


다만 한은은 "국내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확대 등이 동시에 충격을 주거나,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정착 등으로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 회복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경우 손실 규모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리스크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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