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신인 선수가 데뷔 경기 도중 의사 면허 시험에 합격해 화제다.
20일 주니치신문 등 현지 매체들은 지난 15일 일본 프로야구 웨스턴리그(2부 리그) 구후하야테 벤처스 시즈오카 소속 우완 투수 다케우치 게이토(24) 선수가 이날 프로야구 데뷔전을 치름과 동시에 일본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고 보도했다. 다케우치는 이날 오후 1시59분 첫 투구를 했다. 의사 시험 결과 발표는 1분 뒤인 오후 2시였다. 그는 7회까지 공을 던진 후 마운드를 내려와 라커룸에서 뒤늦게 어머니가 보낸 '붙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고 자신의 합격 소식을 알게 됐다.
99년생인 다케우치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 중학교 때는 팀 에이스로 활약했다. 2014년 일본 15세 이하 대표팀에 선발된 그는 같은 해 멕시코에서 열린 야구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시즈오카 고등학교 시절에는 '일본 고교 야구의 꽃'으로 불리는 고시엔 대회에도 나갔다. 그러나 그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의사를 꿈꿨다. 야구를 하면서 '부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 정형외과 의사를 희망하게 된 것이다. 고교 시절 야구부 활동을 하면서도 하루에 열두 시간 넘게 공부한 그는 국립 군마대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다케우치는 지난해 대학 프로 야구 리그에 지원한 데 이어 지난달 3~4일 제118회 국가 의사 시험에 응시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같은 날 프로 데뷔와 의사 면허 시험 합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한꺼번에 달성하게 됐다.
다케우치는 지난해 11월 현 소속팀의 프로 입단 테스트를 받고 합격했다. 그는 키 181㎝, 체중 83㎏의 우수한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50m를 6.3초에 주파하는 빠른 다리와 함께 투구 능력도 함께 갖추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강속구 개인 최고 기록은 시속 147km다.
다케우치는 일본 프로 야구 사상 최초의 의사 면허 보유 선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당분간 의사의 길은 보류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우선 목표는 이번 가을 열리는 NPB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케우치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야구와 학업을 병행하는 어린 학생들이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할 때 나를 보면서 '(두 가지 모두)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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