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중국·태국·남아공·아이티 등 다국적 외국인으로 구성된 역대 최대규모의 보이스피싱 발신번호 변작중계기 운영조직을 적발했다.
20일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수민)은 간부급인 수당지급책, 부품보관소 관리책, 환전책 등 총 21명을 검거해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발신번호 변작중계기는 여러 개의 유심칩을 장착해 휴대전화 발신번호를 조작할 수 있는 장치이다. 주로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해외에서 온 전화를 국내에서 온 것처럼 변작하는 데 이용한다.
합수단은 범행에 사용된 계좌추적, 휴대폰 포렌식 분석, 원룸촌 현장 수사, 출입국 자료 분석, 국정원 협력 등을 통해 중국 연길을 거점으로 활동하면서 보이스피싱 콜센터조직과 피해자 170명으로부터 약 54억원을 편취한 중계기 운영조직의 실체를 밝혀냈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인(조선족) 총책인 일명 '골드'가 만든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중계기 관리책, 환전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활동했다. 초기에는 조선족을 조직원으로 모집하다가 여의치 않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어, 태국어 등으로 '숙소 제공', '고액 수당' 등을 내걸고 불법 체류 외국인들을 모았다. 가담자들은 매주 50만∼100만원의 수당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단은 관악구와 금천구 일대 일반 원룸으로 위장돼 있던 중계소 11개소, 부품보관소 4개소 등을 적발하고 발신번호 변작중계기 1694대(784회선), 휴대전화 유심 8083개, 휴대폰 443대, PC 121대, 공유기 193대 등을 현장에서 압수했다. 또한 조직원 진술 분석, 중계기 포렌식 분석 등을 통해 조직원들조차 알지 못했던 중국 소재 총책 및 간부급 조직원들의 신원을 밝혀내고, 긴밀한 국제공조로 추적 중이다.
합수단은 2022년 7월 29일 이후 총 433명을 입건해 150명을 구속했다. 그 결과 2022년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5438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 지난해 피해 금액은 4472억원으로 전년보다 18% 줄었다.
합수단은 “앞으로도 보이스피싱 범죄를 엄단하고 신종수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각종 예방과 홍보 방안을 강구해 보이스피싱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