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차 왔는데 연두색 번호판, 주말여행 어쩌나"…차주 하소연 '뭇매'

1월부터 고가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
"법인 차도 결국 내 돈" 주장에 누리꾼 비판

정부가 법인 차의 사적 유용을 막기 위해 '연두색' 번호판 제도를 도입한 가운데 한 누리꾼이 "이거 타고 주말에 어떻게 드라이브 가냐"며 하소연했다.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법인 차 연두색 번호판 어떤 의원이 발의했냐?'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서 A씨는 "법인 리스로 차 굴리는 게 어차피 내 돈으로 굴리는 건데 뭐가 그렇게 문제라고 대체 이러냐"며 욕설을 섞어 분노를 표현했다.


법인차에 신설된 연두색 번호판(좌)와 BMW 'M3'모델(우)[이미지출처=연합뉴스, BMW코리아 홈페이지]

법인차에 신설된 연두색 번호판(좌)와 BMW 'M3'모델(우)[이미지출처=연합뉴스, BMW코리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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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약 1억4000만원대인 BMW 'M3'를 출고한 A씨는 연두색 번호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당시 A씨가 딜러에게 "이게 뭐냐"고 묻자, 딜러는 "이제 법인 리스 8000만원 넘는 차량은 연두색 번호판을 달아야 한다"고 답했다. 딜러의 말에 A씨는 "무슨 소리인가 깜짝 놀랐다. 이거 타고 주말에 드라이브를 어떻게 가냐"고 하소연했다.

A씨의 글을 본 누리꾼들은 "기존 법인 차도 다 바꿔야 한다", "8000만원도 높다. 더 낮춰라", "음주 운전 차량은 빨간색 번호판으로 바꿔라", "당연하지. 드라이브 가지 말라고 만든 번호판이니까", "법인 돈이 어떻게 자기 돈이냐" 등 댓글을 남겼다.

'연두색 번호판' 도입하니 법인 차 등록 대수·비중 '뚝'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관계공무원이 공공·민간법인이 신규·변경 등록하는 8천만원 이상의 업무용 승용차에 부착되는 '연두색 번호판' 샘플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관계공무원이 공공·민간법인이 신규·변경 등록하는 8천만원 이상의 업무용 승용차에 부착되는 '연두색 번호판' 샘플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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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는 지난해 관련 법 개정을 통해 8000만원 이상 판매 법인 차에 대해서는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기로 하고 지난 1월 시행에 들어갔다. 법인 차에 의무로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가 도입된 이후 고가 수입 법인 차 등록 대수와 비중이 1년 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지난 2월 8000만원이 넘는 수입 법인 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242대나 줄어든 3551대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번호판 제도가 도입되고 나서 고가의 수입 법인 차 등록 대수가 많이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같은 달에 등록된 8000만 원 이상 수입 법인 차 대수는 4793대였다. 반면 올해는 1242대 급감한 수치를 보였다. 같은 가격 기준의 전체 등록 대수에서 법인 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1년 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달 전체 등록된 차량 7516대 가운데 법인 차 비중은 47%였는데, 전년 동기보다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작년 2월의 경우 전체 등록 대수는 8455대로, 당시 법인 차 비중은 57%였다.

지난달 8000만 원 이상 수입차 중 법인 차로 가장 많이 등록된 브랜드는 BMW로, 등록 대수 1499대로 집계됐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1206대), 포르쉐(375대), 랜드로버(133대) 등의 순이었습니다. 이들 4개 브랜드의 법인 차 비중은 45∼57% 사이였다. 작년 2월의 경우 같은 가격으로 최다 법인 차 등록 브랜드는 2천326대(법인 차 비중 69%)를 기록한 벤츠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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