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량 신안군수, 육아 중인 여직원들과 눈물의 간담회 가져

섬 근무자 아이들과의 반복되는 이별에 가슴 아픈 눈물 사연 등

“시행할 수 있는 것은 즉시 처리하고, 개선할 내용 적극 검토하겠다”

전남 신안군(군수 박우량)이 지난 15일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를 둔 육아 중인 여직원 90여 명과 함께 간담회를 개최했다.

19일 군에 따르면 이번 간담회는 육아 중인 여직원들 각자의 경험을 토로하고, 참석한 모든 이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애로사항도 함께 건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가 공감하는 애로사항은 임신 중 힘들거나 아이의 등원, 등교 후 다급한 출근으로 자신의 아침을 잃어가는 엄마의 모습, 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떨어져 싫어하는 아이들과의 반복되는 이별에 가슴 아픈 눈물 사연 등을 여과 없이 말하며, 모두가 함께 마음 아파했다.

박우량 신안군수가 육아 중인 직원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신안군]

이어진 건의 사항으로는 육아시간 사용 눈치 주지 않기, 임산부 주차장 설치, 아이 등원으로 출근 시간 늦춰주기, 축제 지원 근무 시간 배려, 섬 발령 시 자녀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근무 기간 한정 등을 건의했다.

중간중간 답변을 이어가던 박우량 군수는 육아시간 눈치 주지 않게 해달라는 건의 사항에 대해 “부서장들에게 육아 어려움의 공감대 형성과 제도화를 통해 마음 편히 육아시간을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하며 참석자들의 큰 환호를 받기도 했다.

또한 기존 5세까지던 육아시간을 8세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신안군 지방공무원 복무 조례’ 시행을 환영하면서, 육아시간을 초등학교 6학년까지 확대해 줄 것도 건의했다.

박우량 군수는 눈물을 보이며 “미안하다. 더 먼저 이런 자리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조금 더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다른 어떤 곳보다 어려운 여건을 가진 우리 지역인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늘 고맙고 미안하지만, 우리가 선택했기 때문에 책임지고 인내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오늘 들려준 애로사항과 아이디어를 종합적으로 법과 제도 내 당장 시행할 수 있는 것은 즉시 처리하고 개선되어야 할 내용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한 아이를 키우는 일은 개인의 몫이 아니고 소속된 조직도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아이 키우기 행복한 직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육아에 대해 남녀 모두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남 직원들을 대상으로도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호남취재본부 서영서 기자 just844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