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첫 아시아계 성소수자 외교장관인 페니 웡(55)이 20년 연인 소피 알루아시와 결혼했다.
17일(현지시간) 외신 및 연합뉴스에 따르면 웡 장관은 전날 호주 애들레이드의 한 와이너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에는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여러 각료가 참석했으며 두 사람이 체외수정(IVF)을 통해 얻은 두 딸 알렉산드라(11)와 한나(8)가 들러리를 섰다.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오른쪽)이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결혼 기념사진을 올리며 오랜 연인 소피 알루아시(왼쪽)와 결혼식을 올렸다고 밝혔다.[사진=페니 웡 인스타그램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웡 장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웨딩드레스를 입은 알루아시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많은 가족과 친구들이 특별한 날 함께 해 기쁘다"고 적었다.
웡 장관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태어나 5살 때 호주로 이주했다. 그는 변호사로 일하다 2002년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상원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아시아계이자 여성이며 성소수자인 그는 백호주의 정서가 뿌리 깊은 호주에서 정치인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07년 기후변화장관으로 발탁되면서 호주 최초의 아시아계 장관이 됐고, 2010∼2013년까지 재무장관을 역임했다.
2022년 노동당이 다시 집권하자 호주 최초의 아시아계 외교장관을 맡았으며, 최근에는 호주 최장수 여성 내각 장관이라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2009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 정치인 50인' 가운데 한 명으로 뽑히는가 하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주 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뽑히며 차기 호주 총리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호주 의회는 2017년 12월 동성 결혼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전체 의원 150명 중 4명 만이 반대표를 던졌다.
호주는 2018년 1월부터 동성결혼을 인정하며 세계에서 26번째로 동성결혼이 허용된 나라가 됐다. 당시 상원의원이던 웡 장관은 동성결혼 합법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국의 경우 한국갤럽이 지난해 6월 동성결혼에 대한 국민의 찬반을 조사 결과 전체 국민의 40%, 19세 미만은 52% 이상이 동성 결혼 합법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년 전 동성 결혼에 찬성한다는 비율은 20%였지만 2017년부터 찬성 의견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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