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회복 흐름이 2개월 연속 이어지는 데다 고용 호조세까지 보인다며 긍정적인 경기 전망을 이어갔다. 단 최근 금(金)사과 등 농식품 가격 상승과 국제유가 불안 등을 고려해 '물가 둔화 흐름이 주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 달간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던 정부가 둔화 흐름에 주목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5일 '최근 경제동향 3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물가 둔화 흐름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 경기 회복흐름과 고용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진단을 해 왔다. 하지만 최근 과일, 석유류 등을 중심으로 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둔화 흐름이 주춤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2월 물가는 석유류 가격이 상승하고 과일·채소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월보다 오르면서 3.1%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과일 가격이 강세 속에 11.4% 올랐고, 석유류 물가는 국제유가 상승이 반영되며 하락 폭이 전월보다 축소됐다. 구입빈도가 높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고물가 우려 속에서도 수출을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 흐름은 지속됐다. 정부는 지난달 처음으로 '경기회복 조짐'에서 '경기회복 흐름'으로 한 단계 경기 평가를 상향 조정했으며, 이달에도 같은 평가를 이어갔다. 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8% 증가한 524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일평균 수출은 25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2.5% 증가한 것이다. 특히 반도체(67%)와 선박(28%), 디스플레이(20%), 컴퓨터(18%), 바이오·헬스(9%) 등의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수입은 감소하면서 2월 무역수지는 42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1월 경상수지 잠정치는 30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호조 속 고용률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월 중 취업자는 2804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만9000명 증가하며 두 달째 증가 폭이 30만명을 넘어섰다. 고용률은 61.6%로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 상승했으며, 이는 2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2월 중 비경제활동인구는 1657만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8만3000명이나 감소했고, 경제활동참가율은 전년 같은 달보다 0.5%포인트 상승한 63.6%로 역시 2월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정부는 경기 회복 흐름 속에서도 민간소비 둔화·건설투자 부진 등 경제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는 기존 인식을 유지했다. 기재부는 "조속한 물가안정 기조 안착에 총력 대응하는 가운데 민생·내수 취약부문으로의 온기 확산 등을 통한 균형 잡힌 회복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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