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 줄 알고"…'새벽 문자'에 세차원 때린 강남 건물주

"세차 완료" 문자 보냈다고 불러내 폭행
서울중앙지법, 벌금 500만원 선고

새벽에 세차 완료를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유로 출장세차원을 직원과 함께 폭행한 강남 건물주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이종민 판사는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공동상해) 혐의로 기소된 60대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 역세권에 자신 명의의 건물을 가지고 있는 A씨는 지난해 2월 저녁 서울 강남의 한 고급 식당으로 50대 출장세차원 B씨를 불러낸 뒤 욕설과 함께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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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A씨는 출장세차원인 B씨가 새벽 시간대에 자신의 차 세차를 마친 다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에 화가 나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범행 당일 직원을 시켜 B씨를 식당으로 불러낸 다음 일단 그를 자신의 옆자리에 앉혔다. 그런 뒤 A씨는 B씨에게 "내가 뭐 하는 사람인 줄 알고 새벽에 문자를 보내"라면서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툭툭 때리고 옆구리를 찌르며 욕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B씨가 "다른 고객들에게도 새벽에 문자를 보낸다"고 해명하자 이번에는 동석한 건물 주차관리인 C씨가 폭행에 가담했다. C씨는 B씨에게 물컵을 집어 던지고 주먹으로 마구 때렸으며, 그 과정에서 A씨는 B씨를 도망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재판부는 "A씨는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상해의 고의나 그 결과가 없었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피해자가 응급실에서 진료받았던 점 등 진료 기록에 비춰보면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됐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벌금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A씨는 B씨에게 출장 세차를 직접 의뢰한 또 다른 직원에게 "다 너 때문"이라면서 귀를 잡아당기는 등 때린 혐의(폭행)로도 기소됐지만, 직원과는 합의해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


한편 C씨는 세차원 폭행 건 외에도 주차비 정산 문제 등으로 시비가 붙어 동료를 삽으로 폭행한 혐의로도 함께 기소됐다. 재판부는 C씨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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