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을 대체하는 투자처로 인도가 떠오르고 있다. 주요 신흥국 가운데 지수 상승률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인도 증시의 주요 지수인 니프티50은 최근 1년간 27.42% 상승(지난 4일 기준)했다.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의 S&P 500(26.98%)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인도 주식 시장은 올해 들어 시가총액 기준 홍콩을 제치고 미국·중국·일본에 이어 세계 4위로 올라섰다. 글로벌 주요국의 주식시장이 10% 이상 역성장했던 2022년에도 2.17%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주식시장이 바로 인도다.
그러나 개인투자자가 인도 증시에 직접 투자할 방법은 없다. 인도 주식의 현지 거래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춘 증권사가 없기 때문이다. 대신 상장지수펀드(ETF)나 공모펀드를 통해 우회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에 발맞춰 인도 관련 ETF를 속속들이 내놓고 있다. 2022년 이전까지만 해도 단 2개였던 인도 ETF는 현재 5개까지 늘어났다.
국내에서 거래할 수 있는 인도 ETF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인도Nifty50’과 ‘KODEX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니프티 50’,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인도Nifty50(합성)’이다. 최근 3개월 기준 순자산가치(NAV) 수익률은 KOSEF 인도니프티50(합성)이 14.15%, TIGER 인도니프티50이 13.86%, KODEX 인도니프티50가 13.30%를 기록하고 있다. NAV는 ETF가 편입한 주식과 현금 및 배당, 이자소득 등을 더한 자산액에서 보수 등을 뺀 뒤 ETF 총발행 주수로 나눈 가격이다. 레버리지 ETF인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는 29.20%, ‘KODEX 인도Nifty50레버리지(합성)’는 27.36%다. 레버리지 ETF는 지수의 일별 수익률 2배를 추종한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인도 ETF의 '원조'로 통한다. 2014년 국내 최초의 인도 ETF인 ‘KOSEF 인도Nifty50(합성)’을 출시했다. 3일 기준 순자산 규모는 2035억원이다. 마지혜 책임은 "매매비용 및 환전비용 등이 큰 신흥시장 주식의 특성을 감안해 실물형이 아닌 합성형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성형은 운용사가 직접 기초자산을 편입하지 않고, 증권사와 수익률 스와프라는 장외파생상품 계약을 맺고 기초지수 수익률을 추종한다. 인도같은 신흥국 주식을 매수하려면 원화에서 미국 달러화로, 미국 달러화에서 해당국 화폐로 이중환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매비용이 크게 발생한다. 합성형의 경우 매매비용과 무관하게 증권사로부터 등락률만큼의 수익률을 제공받는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설명이다.
후발주자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실물형 상품을 통해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니프티50과 삼성자산운용의 KOSEF 인도니프티50은 인도 증시에 상장된 종목들을 실제 편입해 운용한다. 모두 순자산 규모 2000억원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TIGER 인도니프티50의 순자산 규모는 2558억원, KOSEF 인도니프티50은 2546억원이다. 실물형 ETF의 경우 합성형과 달리 증권사와의 스와프계약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합성형, 실물형과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인도 니프티50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인도 ETF 5종의 수익률 편차는 크지 않은 편이다.
인도 관련 공모펀드에도 개인투자자들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인도가 아닌 시장 전반적으로 보면 ETF에 자금이 몰리며 공모펀드의 인기가 시들해진 편이지만 유독 인도 관련 펀드는 인기가 높은 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인도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2조1691억원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 미국(22조6758억원)과 중국(7조6392억원)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설정액은 총 1조370억원으로, 펀드 가입자는 약 2배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7.74%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5년 9월 출시한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을 추천했다. 순자산 규모는 약 4500억원이며 최근 3개월 수익률 13.94%를 기록하고 있다. 주로 향후 인도의 대형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높은 중소형 기업이 투자 대상이다. 인도 내수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중소형 기업이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보고 중형주로 투자 종목을 잡은 것이다. 2006년 인도 법인을 설립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지 리서치 능력과 운용 능력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인도중소형FOCUS증권자투자신탁UH'는 최근 3개월 수익률 18.48%, 1년 수익률이 57.22%에 달한다. 인도 관련 펀드 가운데 최상위권 수익률이다. 순자산 규모는 729억원이다. 펀드 이름대로 중형 성장주에 투자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주요 포트폴리오에는 금융기관과 제약, 보석, 항공사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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