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서방 국가들이 제기한 러시아의 핵무기 우주배치설에 대해 "가짜뉴스"라며 전면 부인했다.
1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연방안전보장회의에서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오늘 일부 서방국 관리들에 의해 나온 가짜뉴스에 대해 논의했다"며 "(가짜뉴스는) 러시아가 핵무기 우주 배치 계획을 세운 것으로 '의심'된다는 것인데, 우린 그런 계획이 없기 때문에 '의심'된다는 말을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주 공간에서의 군사적 위협을 무력화하는 것은 언제나 러시아의 주안점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특수작전부대의 날'을 맞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화상연설을 하는 장면을 러시아 국영통신 스푸트니크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공개했다.[사진출처=AFP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앞서 외신은 최근 미국 정부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해 위성을 무력화할 수 있는 우주 기반의 능력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가 동맹국들에게 러시아가 연내 우주 핵무기를 인공위성 궤도 일대에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해당 무기가 유사시 인공위성 요격에 쓰일 경우, 전 세계적인 통신망 마비 등 큰 혼란이 예상됨에 따라 우려가 확산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0일에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회의 도중 "최근 미국 등 서방에서 우주 핵무기 배치를 두고 잡음이 제기되고 있지만,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다"며 "러시아는 항상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해왔고 지금도 반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도 좀처럼 의혹이 가라앉지 않자 푸틴 대통령은 거듭 우주 핵무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러시아 위협론을 불식시키려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푸틴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 차로 접어들면서 러시아와 서방 간 제재와 대결국면이 고착화함에 따라 인공위성 안전 문제는 국제사회의 주요 안건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다음 달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 우주배치설은 부인하면서도 서방 세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깊이 개입할 경우 세계 핵 분쟁의 위험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정연설에서 "과거 러시아를 침공한 나라들의 운명을 기억한다"며 "지금 러시아를 침략하려는 자들의 결과는 과거보다 훨씬 더 비극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서방 국가 영토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 서방 국가들의 움직임은 핵 충돌의 진정한 위협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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