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을 하던 남성을 피해 여성이 직접 붙잡고 경찰에 넘기는 사건이 발생했다. 27일 연합뉴스TV는 "지난 19일 새벽 3시 30분께 20대 남성 A씨가 서울 광진구의 한 찜질방에서 몰래카메라를 찍다가 피해 여성에게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피해 여성 김 모 씨는 A씨의 멱살을 잡고 "신고해주세요"라고 소리쳤다.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김 씨가 직접 찍은 동영상 등을 보면, 김 씨는 화장실을 이용한 후 밖에서 A씨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잠시 후 A씨가 여자 화장실에서 나오는 것을 목격한 김 씨는 "네가 여기서 왜 나와? 이 자식아, 너 이리 와"라고 외치며 A씨의 멱살을 붙잡았다. 이어 휴대폰을 빼앗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
피해 여성 김 씨는 화장실을 이용하는데 칸막이 위에 휴대폰이 있는 것을 목격하고 수상히 여겨 A씨를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천장 위에 환풍기로 반사되는 검은색 물체가 일렁였다. 생각 없이 보고 있는데, 어떤 휴대전화가 제가 있던 칸으로 들어왔다 나갔다. 증거로 남겨야 해서 그때부터 (동영상) 촬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A씨가) 처음에는 미성년자인 줄 알았다”며 “못 도망가게 멱살을 잡은 다음에 안 자고 있던 찜질방 이용객에게 ‘112에 신고해달라’고 했다. 한손에는 멱살을, 한손에는 그 남자 휴대폰을 뺏어 갖고 있어서 두 손을 못 쓰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내가 하지 않았다”며 발뺌했고, 김 씨는 “이 남자가 화장실에서 몰카를 찍었다”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경찰이 10분 후 찜질방에 도착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A씨는 경찰에 붙잡힌 후에도 범행을 부인하다가 휴대폰 압수당하자 뒤늦게 범행을 시인했으며, 새벽 시간 찜질방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됐고, 경찰은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직접 A씨를 경찰에 넘긴 피해 여성 김 씨는 “저와 똑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저처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범인이 어리숙해서 다행이었지, 만약 같은 일을 겪은 분이 있다면 옆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덧붙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