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인데 2인분 달라니" 허탈해하던 업주, 손님 손편지에 '울컥'한 사연

고깃집 찾은 손님 5명…주문한 건 2인분
다음날 손편지와 함께 선물 놔두고 가

손님 5명이 고깃집을 찾아 2인분만 주문하여 소위 말하는 '진상' 손님인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좋은 손님이었다는 자영업자의 사연이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손님 B씨가 자영업자 A씨에게 남기고 간 손편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타민 사 들고 온 손님, 진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좋은 손님이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정육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작성자 A씨는 "(평소에) 넷이서 와서 '이른 저녁을 먹고 왔다'며 1인분만 주문하고, 소주를 먹다가 가겠다는 손님도 계신다. 심지어는 사이드 메뉴인 된장찌개만 두 개 주문해도 되느냐는 손님도 계신다"고 운을 뗐다.

A씨는 며칠 전 가게에 B씨를 포함한 5명의 손님이 찾아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B씨 일행은 A씨에게 "배가 부르니 2인분만 시켜도 괜찮은가"라고 물었고, A씨는 "최소 3인분 주문을 부탁드린다"고 거절했다. 이에 B씨는 "아가씨, 우리 다 못 먹는다. 남긴 건 환불해 주느냐"고 다시금 물었고, A씨는 평소에도 자주 겪던 일이기에 웃으며 넘겼다고 한다.

손님 B씨가 손편지와 함께 남기고 간 비타민과 말린 망고.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다음 날 아침, 영업을 시작하려던 A씨는 문에 걸려있던 쇼핑백을 발견했다. 해당 쇼핑백 안에는 B씨의 손편지와 비타민, 말린 망고가 들어 있었다. A씨가 글과 함께 첨부한 사진을 보면, B씨는 손글씨로 "엊그제 무리한 부탁을 드렸는데 뒤늦게 생각해보니 죄송스러운 마음이 든다"라며 "그런데도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참 감사하다. (비타민은) 기력 회복에 좋다고 해서 사 봤다. 드시고 힘내셨으면 좋겠다. 죄송하다"고 적혀있었다.

A씨는 "아마도 집에 돌아가셔서 이 얘기를 따님에게 하셨고, 많이 혼나신 듯하다"며 "예전에는 성질 못 이기고 '그렇게는 절대 안 된다'고 딱 자르기만 했는데, 엊그제는 제가 웃어넘긴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도 힘내서 장사할 이유가 생겼다"며 "친절함은 배신하지 않는다. 전국 자영업자들 오늘 하루도 힘내시길 바란다"고 끝맺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 "사과하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한 법" "사장님께서 좋게 넘어가 주셔서 다행이다" "반성하는 사람 흔치 않은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