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뉴타운 재개발 사업지 중 마지막으로 시공사 선정을 남겨둔 노량진1구역이 결국 시공사 재선정에 나선다. 이 사업에는 포스코이앤씨가 단독 입찰했지만, 조합원들의 선택지를 높이기 위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23일 노량진1재정비촉진구역 조합에 따르면 노량진1구역 조합은 대의원회를 거쳐 삼성물산과 GS건설, 포스코이앤씨, 금호건설, 호반건설, 효성중공업 6개사에 시공사 선정에 참여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이보다 먼저 비대위인 노량진1정상화위원회가 삼성물산에 입찰 참여를 제안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노량진1구역 조합 관계자는 "삼성물산을 포함해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6개 건설사에 입찰 참여 공문을 보내려고 한다"며 "재공고 일정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합보다 먼저 움직인 곳은 비상대책위원회다. 노량진1구역 정상화위원회는 21일 삼성물산에 시공사로 참여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공사비를 3.3㎡당 800만원대까지 인상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조합의 공식 요청이 아니어서 구체적인 답변은 하기 어렵다"면서도 "향후 조합에서 공식 참여 요청이 올 경우 우리가 생각하는 사업 조건에 부합한다면 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두 곳을 시공사 선정 총회에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특정 건설사에게만 기회를 주는 것이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6개사에 입찰 참여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노량진1구역 시공사 선정은 2회 모두 유찰됐다. 조합이 공사비를 3.3㎡당 730만원으로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대다수 건설사들이 입찰을 포기했다. 지난해 11월 1차 입찰 당시 건설사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고, 2월13일 진행된 2차 입찰에는 포스코이앤씨만 단독 참여했다. 정비사업에서 시공사 선정을 일반경쟁입찰로 진행할 때 입찰자가 없거나 한 곳만 단독 응찰할 경우 유찰로 본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2회 이상 유찰되면 수의계약이 가능한데, 단독 입찰했던 포스코이앤씨는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포스코이앤씨는 노량진1구역에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관계자는 "노량진 1구역은 조합원 수도 많고 노량진 뉴타운 재건축 최대어라고 공언을 해왔는데 공사비 문제로 건설사들이 관심이 많지 않았다"며 "포스코이앤씨만 입찰에 들어와 조합도 면이 서지 않는 상황이 되었는데, 포스코 입장에서도 조합에 명분을 쌓을 시간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량진1구역은 동작구 노량진동 일대 13만2132㎡ 부지에 지하 4층~지상 33층, 28개동, 2992가구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조합원 수는 1019명에 이른다. 2009년 처음으로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조합 설립은 2017년, 정비구역지정은 2020년에 이뤄졌다. 지난해 3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이주를 진행 중이다. 노량진1구역 조합은 관리처분인가를 받기 전 최고 49층 높이로 층수를 상향하고 중대형 평형을 늘려 가구 수를 2870가구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합은 연내 조합원 분양, 내년 관리처분인가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