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금융은 보험업 강화를 위해 지난해 KDB생명에 이어 추가 검토를 염두에 두고 있고, 우리금융은 숙원인 증권업 재진출을 위해 소형 증권사인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하는 플랜B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하나·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 중 비은행 분야 기여도는 각기 5.5%, 6.7%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쟁사인 KB금융(34%), 신한금융(35%)이 지난해 고금리 환경에도 30%대 비은행 기여도를 기록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이런 격차는 비은행 부문의 취약한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의 경우 하나캐피탈(2166억원), 하나카드(1710억원) 등이 분전했지만, 하나생명(65억원) 등은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한 데다 하나증권은 약 2700억원의 적자를 냈다. KB·신한의 경우 각기 KB손해보험과 신한라이프가 손해보험·생명보험 업계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하나생명은 업계 하위권에 해당한다.
우리금융의 경우 증권·보험 자회사를 보유하지 못한 상태다. 우리금융은 2014년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NH농협금융지주에, 이듬해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을 DGB금융지주에 매각한 이래 별도의 증권·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현재 산하에 두고 있는 자회사는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자산운용사 정도다. 그런 만큼 하나·우리금융은 지난해부터 각기 보험·증권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숙원'인 증권사 인수를 앞두고 플랜B를 검토 중이다. 매물로 거론되던 이베스트투자증권은 LS그룹에 매각되고, 유안타증권 역시 매각 의사 없음을 명확히 하면서다. 이렇다 할 중·대형 증권사 매물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최근엔 소형 증권사인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업에 진출한 후, 우리종합금융과의 합병과 라이선스 확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종금업의 경우 주식 브로커리지(중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업무가 증권사와 유사하다. 현재 국내에 남은 종금사는 우리종금이 유일하다.
우리금융도 이를 고려한 듯 최근 우리종금 신임 대표에 증권맨으로 분류되는 남기천 우리자산운용 대표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엔 우리종금에 5000억원의 증자를 단행해 중형 증권사 수준의 외형을 확보했고, 사옥도 증권가가 밀집한 여의도로 이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부사장(CFO)은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증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잠재 매물이 검토 가능한 대상"이라며 "회자되는 증권사(한국포스증권)도 그중 하나"라고 전한 바 있다. 현재도 이사회에서 인수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보험사 매물을 타진하고 있다. 증권, 보험사 등 외견상 포트폴리오를 갖추고는 있으나, 업계 하위권인 하나생명 확장 필요해서다. 지난해 7월엔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전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2개월간의 실사 및 장고 끝에 이를 포기했다. 업계에선 인수대금 외에도 정상화에만 약 8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현재 시장엔 KDB생명, ABL생명, 동양생명,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이 매물 또는 잠재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회사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인수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문제는 거론되는 매물들이 재무 상태가 좋지 않거나 매각가가 너무 비싸다는 점으로, 하나금융도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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