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코스피는 전날 급등했던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업종들에 대한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며 제한적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뉴욕증시는 ‘대통령의 날’로 휴장했다. 미국은 2월의 세 번째 월요일을 대통령의 날로 지정하고 이를 기념한다.
유럽증시는 3일 연속 강세를 보인데 따른 차익실현 물량 출회, 프랑스, 독일의 경제성장률 하향 및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약세를 보였다. 유로스톡스50은 -0.05% 약세였고 DAX -0.1%, FTSE100 0.2%, CAC40 -0.01% 등을 기록했다.
프랑스 정부는 경제 둔화를 예상하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1%로 하향 조정했다. 또 우크라이나 지원 및 자국 농민 지원 등 정부 지출 100억 유로를 삭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중국의 경기 둔화, 독일의 경기 침체 등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유럽위원회는 올해 프랑스의 성장률을 지난해 11월 전망치 1.2%에서 0.9%로, 독일 성장률 전망치도 0.8%에서 0.3%로 대폭 하향한 바 있다. 이달 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올해 프랑스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0.6%로 조정했다.
전날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상장지수펀드(ETF)는 0.63% 상승했다. MSCI 신흥국 ETF는 0.48% 올랐다.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경로에 주목하고 있다.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주요 이벤트를 거치면서 기존 ‘연내 6회 인하’ 시각은 ‘연내 4~5회 인하’로 변해가고 있다. 오는 21일 예정된 1월 FOMC 의사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총재들 발언 등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현재 4.3%대까지 다시 올라온 미 10년물 금리의 방향성이 지난주처럼 증시에 숨고르기성 조정의 명분을 제공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이날 코스피는 휴장한 미국 증시, 경기 우려에도 보합세를 보인 유럽 증시 등 대외적인 영향력은 높지 않은 가운데 전일 급등했던 저PBR 업종들에 대한 차익실현 물량과 신규매수 물량이 혼재됨에 따라 지수 전반에 걸쳐 제한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시점 수급 측면에서 국내 증시의 메인 수급 주체는 외국인으로 한 달 동안 코스피에서 6조600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4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1월 국내 증시가 급락하는 상황 속에서도 외국인들은 손실을 감내하면서까지 한국 증시에 순매수 베팅을 했다는 점이 기관, 개인 등 여타 수급 주체들에게도 증시 하단은 견고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달 들어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반도체 외에도 자동차, 은행, 증권, 유틸리티 등 저 PBR 업종에 집중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 역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정부 주도의 저 PBR 정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그는 “이들 자금 중 일부는 정부 정책 모멘텀에 베팅하는 성격 이외에 코스피200, MSCI 한국지수와 같은 벤치마크지수의 성과를 따라가기 위해서 저 PBR 업종을 매수한 성격도 있다”며 “저 PBR 업종에 단기적인 주가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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