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파업 아니라 포기… 포기 않도록 힘 달라"

"증원 근거 없거나 자의적 왜곡"
"국민 지켜보는 토론 통해 밝히자"

전공의 사직서 제출이 잇따르며 의료 현장 혼란이 가시화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의사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7일 오후 8시께 제1차 비대위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peaceful1@

의협 비대위는 19일 오후 대국민호소문을 통해 "의사들은 파업하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고 있다"며 "올바른 의료 환경을 만들어 보고자 노력했지만,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하는 정부의 압박에 더는 희망이 없어 의사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의대 정원 확대 근거도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정부는 의료계와 사전에 협의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정부는 의대정원 증원의 학문적인 근거가 있다고 하지만 이를 명쾌하게 제시하지도 못하고, 제시하는 근거들도 모두 오류와 자의적 왜곡으로 점철돼 있다"고 했다. 이어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만들었다고 알려진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는 의료 비용을 억제하고,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료 선택에 제한을 두는 정책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에게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막아야 의사들이 포기하지 않는다. 의사들이 포기하지 않고 국민 여러분 곁에 있을 수 있도록 힘을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의사의 기본권을 박탈하고,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망가뜨릴 것이 자명한 잘못된 정책을 막아야만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의사들의 신념을 믿어 주십시오"라고 했다.

또한 정부에 "국민 모두가 지켜볼 수 있는 대토론의 장에서 정책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사람들끼리 누구의 주장이 맞고 틀린 지를 치열한 토론을 통해서 밝히는 모습을 보여 주시기 부탁드린다"며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대책을 의료계와 긴밀히 논의하여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