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의 꿈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 한국 중심으로 완성"

2300억원에 '위시' 인수한 큐텐의 전략
K소상공인에 활로 제시

"전 세계의 판매자와 구매자를 잇는 ‘글로벌 e커머스 생태계’를 한국을 중심으로 완성할 것입니다." 구영배 큐텐 대표의 이 말은 최근 그의 공격적인 행보를 간명하게 설명한다. 지마켓 창업자인 구 대표는 2010년 싱가포르와 일본에 e커머스 플랫폼 큐텐을 설립해 사업을 하다가 2022년 말부터 국내 e커머스 기업인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국내 시장에 복귀했다. 얼마 전엔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33개 언어로 서비스 중인 미국의 e커머스 플랫폼 ‘위시’를 2300억원에 인수했다. 말 그대로 ‘글로벌 마켓 플레이스’로 발돋움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구축할 글로벌 e커머스 생태계 중심엔 국내 소상공인이 있다.


19일 큐텐은 계열사인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와 거래하는 모든 국내 판매자를 대상으로 전 세계 통합 판로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위시 인수를 통해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소상공인의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적극 지원한다는 게 구 대표의 구상이다.

구영배 큐텐 대표

구영배 큐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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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는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설립한 쇼핑 플랫폼으로 2020년에는 월간 사용자가 1억명이 넘을 정도로 성장했다. 지금은 중국 쇼핑 앱에 밀려 사용자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매월 1000만명 이상의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 판매·배송하고 있는 상품 수도 8000만개가 넘는다. 특히 전체 거래의 80%가 유럽과 북미에서 이뤄지며 남미와 아프리카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글로벌 공급망을 운영하고 있다. 44개국에 통합 물류 솔루션 바탕의 4자 물류를, 16개국에는 3자 물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또 유럽, 미주 지역에선 2만여개 소매업체와 손잡고 상품 픽업이 가능한 ‘위시로컬’ 파트너 스토어를 운영한다.


여기에 큐텐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에서 직접 플랫폼 구축해 세계 23개국 상품 네트워크와 커머스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위시 인수로 광범위한 글로벌 공급망을 완성하게 된 것이다.


큐텐은 이를 통해 잠재력 있는 국내 소상공인이 글로벌 시장에 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구 대표가 이베이에 G마켓 매각 후 10년간 국내 겸업 금지 조항이 풀리자 곧바로 국내 e커머스 기업 인수에 나선 것도 ‘K-소상공인의 잠재력’ 때문이라고 큐텐은 설명했다. 여기엔 구 대표의 경험이 배어 있다. 그는 큐텐 창업 후 싱가포르 시장에서 고품질의 한국 소상공인 상품을 구매력 높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이 상품들이 중국산 상품을 대체하면서 치열한 경쟁 벌어지는 싱가포르 e커머스 시장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문화적 영향력 확대 등으로 한국 상품을 향한 소비자 수용도 또한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국내 소상공인 역시 중국 직구 증가 등으로 해외 생산지 셀러와 경쟁하고 있어 글로벌 확장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구 대표는 "큐텐은 글로벌 시장에서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포괄적 쇼핑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한국 소상공인의 수출을 도와 국내 산업 발전에도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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