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전 의원이 지난달 국민의힘을 탈당한 데 이어 7년 만에 더불어민주당 복당을 선언했다. 이 전 의원은 2017년 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을 거쳐 2020년 미래통합당으로 합류하면서 보수로 전향한 바 있다.
이 전 의원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뿌리인 민주당에서 동지들과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대의에 함께 하려 한다"며 "모든 것을 당과 당원들에 맡기고 함께 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철수 현상에 들떴던 저는 새정치를 꿈꾸며 민주당을 탈당했다"며 "광야에서 힘들 때마다 저를 말렸던 동료들이 생각났다"고 덧붙였다.
이어 "X세대, 소위 789세대의 맏언니로서 789세대의 보편적 정서와 세계관을 대변할 책임이 있다"며 "권위주의로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가의 공적 시스템마저 파괴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고 복당 명분을 설명했다. 특히 "이번 총선의 본질은 윤석열 정권의 남은 임기 3년을 얼마나 견제할지 결정하는 선거"라며 "민주당이 아니면 누가 폭주를 멈출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복당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역구 출마'를 묻는 말에 "모든 것을 당과 당원들에 맡긴다"고 답했다. 당내 반발 분위기에 대해서는 "그사이 많은 일이 있었고 저를 걱정하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이 들었다"며 "앞으로도 잘 듣겠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곧바로 본청으로 자리를 옮겨 이재명 대표와 차담을 했다. 이 대표는 "고향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고 반겼고, 이 전 의원은 "윤석열 정권 심판에 힘을 보태겠다"고 화답했다. 이후 '친문계의 비판'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거듭되자 "지금 문재인 정권이 아니지 않느냐"며 "살아있는 권력은 윤석열 정권이고, 역사적 평가로 지나간 문재인 정권 비판으로 그렇게까지 싸울 일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다만 "지나간 상황, 저에 대한 비판은 달게 받고 잘못한 게 있으면 반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중순 이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복당을 권유한 바 있다. 그러나 당내에선 비토 여론이 강하게 일었다. 이른바 '우클릭' 정치 행보와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 민주당에 대한 비판, 각종 설화 등을 둘러싼 거부감이 상당하다는 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더구나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을 두고 친명-친문 간 신경전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반문' 이력을 가진 이 전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권유를 받아 복당하는 그림은 친문계의 반발을 더 키우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지도부에서도 이 전 의원이 복당할 경우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선당후사 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총선 불출마를 압박하기도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