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강자인 엔비디아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제치고 시가총액 3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전날 아마존을 추월하고 시총 4위로 올라선 지 하루 만에 시총 순위를 또 다시 갈아치웠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46%(17.72포인트) 상승한 7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로써 엔비디아는 시총 1조8300억달러를 기록해 알파벳(1조8200억달러)을 제치고 시총 3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2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4위 아마존 시총을 추월한 뒤 하루 만에 3위 알파벳 시총까지 넘어선 것이다.
이제 시총 규모에서 엔비디아를 앞서는 곳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두 곳만이 남았다. MS와 애플 두 회사의 시총은 각각 3조400억달러, 2조8400억달러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주가가 239% 폭등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49% 치솟았다. 이 같은 주가 폭발은 엔비디아가 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첨단 AI 반도체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고, 기업들은 품귀 현상을 빚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수개월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은 오는 21일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대기하고 있다. LSEG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첨단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힙입어 올해 1월 마감한 분기 매출이 203억7000만달러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조정 순이익은 400% 증가한 113억8000만달러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AI 랠리의 동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롱보우 자산운용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이크 달러하이드는 "시장은 엔비디아를 AI 제왕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엔비디아가 나쁜 분기 보고서를 갖고 있고, (실적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크게 넘어서지 않는다면 시간외거래에서 20~30%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AI 열풍에 힘입어 MS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주가도 이날 각각 0.97%, 2.86% 뛰었다. 메타는 종가 기준 473.28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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