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4일(현지시간)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쇼크'로 인한 전날 급락에서 반등하며 상승세로 마감했다. 기업 실적과 펀더멘털을 주시한 투자자들의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는 2.5% 넘게 오르며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제치고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51.52포인트(0.4%) 상승한 3만8424.2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47.45포인트(0.96%) 오른 5000.62로 장을 마감해 5000선을 회복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3.55포인트(1.3%) 뛴 1만5859.15로 거래를 마감했다.
종목별로는 AI 반도체 시장을 휩쓰는 엔비디아가 2.46% 오르며 알파벳을 제치고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에 이어 시총 3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리프트는 지난해 4분기 실적 호조에 35.2% 급등했다. 전날 실적 발표에서 올해 이익 전망치 기재 오류로 시간외거래 폭등분의 상당 부분을 반납했지만 여전히 강세를 나타냈다. 7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우버는 14.7% 넘게 뛰었다. 에어비앤비는 실적이 시장 전망을 상회했음에도 1.7% 내렸다.
전날 뉴욕증시는 미국의 1월 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3.1%로 시장 전망치(2.9%)를 웃돌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35%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37%, 1.8% 떨어졌다. 연방준비제도(Fed)의 피벗(pivot·방향 전환) 시점이 오는 6월 이후로 후퇴할 것이라는 실망감이 주식 매도로 이어졌다.
하지만 장 마감 후 발표된 기업 실적 호조 속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루 만에 반등했다.
US뱅크자산운용의 수석 주식 전략가인 테리 샌드번은 "1월 CPI로 금리 인하 시점이 2024년 하반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지만 시장 랠리는 끝나지 않았다"며 "전날 하락으로 주식 평가가치는 펀더멘털과 보조를 맞출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정은 합리적인 평가가치를 지향하는 투자자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1월 CPI 상승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Fed 당국자의 발언도 나왔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외교협회(CFR)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 달간 (시장 전망치보다) 높게 나온다 해도 여전히 우리의 목표치로 되돌아가는 경로와 일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공개된 CPI가 아닌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굴즈비 총재는 금리 인하 시점이 너무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경계감 또한 나타냈다. 그는 "12개월 기준 연간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린 후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중앙은행의 현재 통화정책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우리가 이런 제한적인 수준에서 너무 오랫동안 머문다면 실업률 급등을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스털웰스의 제레미 스트라웁은 "Fed가 현재 진행 중인 인플레이션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은 지속적인 변동성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는 여전히 강력하고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더 낮은 금리가 필요한 상황도 아니다"며 "Fed가 금리를 인하한다면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니 투자자들은 현재 인상된 금리에 대해 너무 걱정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전날 급등했던 국채 금리는 내리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bp(1bp=0.01%포인트) 이상 내려 4.26%,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7bp 이상 하락한 4.58% 선에서 거래되는 중이다.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 증가 여파로 하락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23달러(1.6%) 내린 배럴당 76.64달러, 브렌트유는 1.17달러(1.4%) 하락한 81.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