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원 육박한 서울 휘발유값...설 끝나고 물가의 반격 오나

중동 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 가격이 요동치면서 전국 휘발유 가격이 2개월 만에 리터당 1600원대로 올라섰고, 서울 지역의 휘발윳값은 1700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설 이전까지 물가를 눌러왔던 정부의 조치도 종료되면서, 설이 끝나면 물가가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1일 대한석유공사 유가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05.3원을 기록 중이다.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가 160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12월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경유 가격도 지난 6일 1501.49원을 기록하며 6주 만에 1500원을 넘어섰다.

이는 중동 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꿈틀대면서다. 국제유가 가격은 통상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휘발유 가격에 반영된다. 미군 첫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중동 분쟁 확산 우려가 짙어지면서 국제유가는 최근 5거래일 연속 올랐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0.62달러 상승한 배럴당 76.8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거래소에서도 4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가 82.19달러에 거래됐다.


이미 유가가 단기간에 크게 상승한 가운데, 설이 끝난 후 이달 말께 유류세 인하 조치도 종료돼 물가 상승 우려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2011년 처음 시작된 유류세 인하 조치는 7회나 연장돼 온 상태다. 현재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로 인해 휘발유에는 25%, 경유와 LPG 부탄에 대해서는 37% 인하율이 적용되고 있다. 휘발유는 리터당 205원, 경유는 212원 인하 효과를 보고 있는 셈. 조치가 종료되면 현재 1600원대인 휘발윳값은 1800원대로, 경유는 1700원대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설 이전까지 정부가 물가 인하를 위한 총력전을 벌였던 만큼 설 이후에 그간 눌려 있던 가격이 튀어 오를 수도 있다. 정부는 그간 사과, 배 등 과일 가격 인하를 위해 600억원 이상의 지원금을 쏟아부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설 성수품인 사과 10㎏ 도매가격은 8일 기준 8만4660원으로 1년 전보다 9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 역시 15㎏ 도매가격이 7만8860원으로 72%가량 상승했다.




세종=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