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갈륨 수출 재개 후 수출량이 곧바로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 갈륨 수출 규모는 7.3t을 기록, 2022년 월간 평균 수출량(7.9t)에 육박했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반도체를 비롯해 태양광 패널, 레이저, 야간투시경 등 다양한 제품에 널리 사용된다.
중국은 갈륨과 게르마늄 등 20개 주요 원자재의 상위 생산국으로, 제련과 가공 처리 분야에서도 지배적 위치에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 세계 공급량의 각각 94%, 83%를 차지한다. 미국 측 자료에 따르면 2018∼2021년 미국이 수입한 갈륨의 53%가 중국에서 왔다.
앞선 지난해 8월1일부터 중국은 '국가 안보 수호'를 이유로 갈륨과 게르마늄 관련 품목을 허가 없이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었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미국 주도의 대중국 반도체 통제 등 공급망 분리 움직임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됐다. 중국은 작년 10월에는 이차전지 음극재 원료인 흑연에 대한 수출 통제도 실시했다. 관련 통제 이후 지난해 7월 7.5t에 달하던 갈륨 수출량은 8~9월 거의 없었고, 10월과 11월 각각 0.25t, 1.53t으로 급감했다.
갈륨 수출은 빠르게 회복했지만, 게르마늄 수출은 지난해 12월 기준 아직 3.3t에 그친다. 통제 직전인 7월(8.78t)에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8월에는 수출이 이뤄지지 않는데 이어, 10월과 11월에 각각 0.64t과 0.72t이 수출됐다.
'반도체 전쟁'의 저자 크리스 밀러는 SCMP에 "중국은 공급을 끊는 것이 미국과 다른 나라뿐만 아니라 자국에도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수출 통제는 전자 공급망을 통해 튕겨 나오며 중국도 강타할 수 있는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중국이 써먹을 수 있는 값싼 도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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