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둔 8일 코스피는 종목 장세 속에 이틀 연속 상승 마감했다. 미국 기업들의 호실적 소식과 국내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매수세 덕분이다.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닥은 외국인이 '사자'에 나서며 지수를 이끌었다.
전날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2620선을 회복하며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8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0.74포인트 상승한 2620.32에 장을 마쳤다. 연초 매도세가 거셌던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를 견인했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114억원, 2947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나홀로 7097억원을 팔아치웠다. 설 연휴를 앞두고 개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오름세로 마감했다. SK하이닉스(3.48%) LG에너지솔루션(2.07%) 현대차(2.04%) 셀트리온(0.34%) POSCO홀딩스(0.78%) 네이버(0.73%) 등이 올랐다. 삼성전자(-1.20%) 삼성바이오로직스(-1.33%) 기아(-1.31%) 등은 내렸다.
강원랜드가 지난해 실적 호조 소식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기대감에 3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보였고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힌 한미반도체가 8일 장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노루페인트는 이차전지 화재 위험을 줄여주는 접착제와 마감제 등을 출시한다는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혼조세가 나타났다. 기계 업종이 4.10%의 상승률을 보이며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고, 보험(3.53%) 금융(1.47%) 의료정밀(0.81%) 유통(0.54%) 등의 업종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섬유·의복(-3.15%) 전기·가스(-1.76%) 운수·창고(-1.34%) 통신(-1.11%) 업종 등은 약세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이틀째 상승하며 전장 대비 14.66포인트(1.81%) 오른 826.58에 장을 마치면서 코스피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투자 주체별 매매 동향을 보면 외국인은 1417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120억원, 224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 시총 상위종목 중에선 이차전지 소재주인 에코프로비엠(5.64%) 에코프로(11.92%)가 급등하며 2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지분 14.8%를 보유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날 11% 넘게 올랐다.
PBR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은 8일에도 강세를 보였다. 삼성화재, KB금융, 신한지주 등이 3~10%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외국인들이 주로 담은 종목도 저PBR주로 주목받는 금융, 보험, 자동차 섹터였다. 실제 지난 2~7일까지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종목은 현대차(1조987억원), 삼성전자(6341억원), 기아(3683억원), 삼성물산(2723억원), KB금융(2017억원), 하나금융지주(1780억원) 등이다.
시장에선 저PBR 종목에 몰리는 수급 덕분에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지수가 설 연휴 이후에는 어떤 흐름을 보여줄지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이달 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만큼 이달 말까진 코스피에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저PBR주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저PBR 중에서도 선별적인 스크리닝은 필요하고, 같은 저PBR 종목 가운데 주가의 차별화를 준 것은 결국 재무 건전성"이라고 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저PBR 업종 상승이 단기 테마성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일부 시장의 우려가 있었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과 함께 저PBR 업종의 상승이 재개됐다"며 "정부 주식시장 부양 정책이 2월 중 구체화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연간 배당 시즌과 맞물려 금융섹터 내 업종은 배당 수익 및 저PBR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편안한 대안이 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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