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강타한 'K-푸드' 효과로 인해 불닭소스·고추장 등 국내 식품사의 지난해 소스 수출액이 5000억원을 돌파했다. 삼양식품, CJ제일제당, 대상 등은 앞으로 제품 현지화와 B2B(기업 간 거래) 시장 공략을 통해 소스 시장 장악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양념소스·전통장류 등 수출액이 3억8400만달러(약 5120억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금액으로 전년 3억6200만달러 대비 6.2% 증가했다. 수출 물량은 13만1800t이었다. 2021년 13만2000t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10년 전인 2013년 6만6000t과 비교하면 약 2배로 늘어난 규모다.
품목별로 보면 불닭·불고기 등의 양념소스류가 2억41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고추장·된장 등 장류가 1억1100만달러, 케첩·마요네즈 등이 3200만달러였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8400만달러로 전체에서 가장 많은 21.8%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5100만달러), 일본(3500만달러), 러시아(3100만달러), 베트남(1800만달러) 순이었다. 지난해 수출국은 139개국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소스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K-콘텐츠, K-푸드의 인기로 한식 소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과거 국내에서 수출하는 대부분의 식품이 해외 교민과 일부 아시아계 중심으로 소비됐다면, 최근에는 높아진 한식 인기로 현지인의 소비량이 증가했다.
실제로 유튜브에는 불닭, 고추장, 짜장 등 K-소스를 이용한 글로벌 소비자들의 레시피가 넘쳐난다. 대표적 메뉴가 '불닭팽이버섯'이다. 가로로 얇게 포를 뜬 팽이버섯을 불닭소스가 들어간 양념장에 졸인 음식이다. 양념장에는 고추장이나 짜장가루가 첨가되기도 한다. 455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조이가 올린 짜장 불닭 팽이버섯 먹방은 지금까지 1억4000회 이상 재생되며 인기를 끌었다.
그 결과 국내 식품사의 소스 수출은 날개를 달았다. 삼양식품 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총 117억원치의 소스를 수출했다. 2022년 전체 수출액인 119억원과 엇비슷한 금액이다. 삼양식품은 국내에서 판매하는 불닭소스, 까르보불닭소스, 핵불닭소스, 불닭스리라차, 불닭소스스틱, 불닭마요, 불닭치폴레마요, 자이언트불닭소스 가운데 불닭소스, 까르보불닭소스, 핵불닭소스를 수출하고 있다. 미국 전용으로 불닭스리라차도 판매한다.
대상 의 지난해 소스 수출액은 580억원으로 5년 전인 2018년 320억원 대비 77%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상의 글로벌 식품 브랜드 오푸드는 고추장, 된장, 간장 등 한국 전통 장류를 활용한 K-소스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CJ제일제당 역시 지난해 10월 누계 기준 K-소스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향후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신제품 출시로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며 B2C(기업·소비자 거래)뿐만 아니라 B2B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며 "불닭소스를 타바스코와 같은 글로벌 핫소스 시장의 대표 제품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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