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일본판 '기업 가치 프로그램'을 실시한 후 도쿄증권거래소의 프라임 시장 상장기업의 약 40%가 주가순자산배율(PBR)의 개선 개혁책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PBR이 개선된 기업들은 ROE 목표 공시, 주주환원책 공개, 성장 전략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2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일본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실시 후 PBR이 개선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 공시, 주주환원책의 개시와 실행, 성장 전략 개시 등의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ROE 목표 공시가 첫 번째 공통점에 들어가는 이유가 있다. ROE가 8%를 넘으면 PBR은 1배를 상회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주주들이 기업에 요구하는 기대수익(주주자본비용)은 일반적으로 8% 수준이다.
이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ROE와 PBR에는 상관관계가 있다"며 "ROE가 8% 이하 수준에서는 PBR이 1배 전후로 추이하고, ROE가 8%를 넘으면 PBR이 우상향한다"고 설명했다.
주주환원책을 구체화했다는 점 공통점으로 꼽힌다. 과거 일본 기업들은 성장 투자보다 고액의 현 예금을 보유한 채 방치해 자본효율이 악화하였기 때문이다. 일본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실시 후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배당 증액을 통해 ROE 향상을 도모하는 분위기로 바뀌어 가고 있다.
구체적인 성장 전략 개시도 중요하다. ROE 향상의 기본은 사업을 성장시키고 이익을 안정적으로 늘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투자자에게 성장 계획 전략과 그 실현 가능성을 공표하며 안정 투자자금을 불러들일 수 있다"며 "도쿄증권거래소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여기까지 파고드는 것을 과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일본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단기적으로 잉여자금에 의한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증액을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자본 코스트 등 대차대조표(BS)를 의식한 경영 목표를 제시하도록 한 것이다. 핵심은 일회성 대응이 아닌 근본적인 대처였다. 이런 정책 노력의 영향으로 일본 증시는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보인다.
한편 금융위원회도 이달 말까지 코스피 상장사 전체와 코스닥150 기업에 적용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을 발표하자 현대백화점 , 신세계 , 영원무역 등 저PBR 종목에 매수세가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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