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력과 증시 매도세 속에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익처인 중국 국채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중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채권금리)은 2002년 이후 최저치인 2.47%로 떨어졌다. 소비 및 투자 심리 위축과 부동산 침체로 경제가 계속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 속에 자산 피난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탓으로 풀이된다.
호 웨이 첸 유나이티드 오버시즈 뱅크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채권 수익률(채권금리)이 낮아지는 압력이 생겼다"며 "장기적으로 낮은 경제 성장률을 전망하는 시장 참여자들이 장기 채권의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책 당국은 현재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강도 높은 통화 부양책을 요구받고 있다. 이에 정책 당국은 지난주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등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 정책을 예고한 바 있다. 판공성 중국인민은행(PBOC) 총재와의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지급준비율 인하는 분석가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판 총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올해 2월5일부터 1조위안(약 187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밍밍 씨티 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PBOC의 깜짝 지급준비율 인하 발표 이후 2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 정부는 이달 안으로 해외 투자자들이 역내 환매조건부 채권 투자가 가능하도록 투자 옵션을 확장할 방침이다. 환매조건부 채권은 무역업자들이 위안화 채권을 담보로 단기 자금을 유통할 수 있는 대중적인 수단으로서 해외 자본 유입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리서치 회사 Z-Ben 어드바이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채권형 펀드는 주식형 펀드보다 13배 많은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4분기 중국 채권형 펀드의 신규 자금조달액은 2022년 중반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편 중국의 설 연휴인 춘제 전에는 PBOC의 유동성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PBOC는 전통적으로 춘제 기간에 유동성을 공급해 긴 연휴 기간과 함께 증가하는 소비 지출과 현금 수요를 충족시켜왔기 때문에 관행을 깨면서까지 통화정책 시기를 앞당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성기용 소시에테제네랄 SA 아시아 거시전략가는 "유동성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정책금리 인하 등 인민은행의 추가 완화 정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면서도 "중국 금리 인하 랠리의 규모와 속도는 시장의 예측과는 달리 매우 완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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