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회장 "노동 유연화·중대재해처벌법 재입법 총력"

노동시장 유연화 국민 공감대 형성 주력
중처법 적용 유예 촉구…기업 재해예방 지원도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노동시장 유연화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재입법을 올해 주력 과제로 삼았다. 저성과자 해고, 임금체계 개편 등을 추진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도 요구하기로 했다. 대신 중소·영세 사업장에 각종 예방책을 지원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야당이 강행한 노조법 개정안으로 기업들의 걱정이 매우 컸으나 경제계가 총력을 다해 입법 중단을 강력히 호소했고 대통령도 거부권을 행사해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며 "올해는 경직된 근로시간 제도를 유연하게 바꾸고 중대재해처벌법 보완입법을 추진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불발된 기세를 몰아 노동시장 유연화에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손 회장은 "기업들이 디지털 기술혁신 등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우리 노동시장의 낡은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노동선진화가 필수"라며 "이 같은 노동개혁이 결코 기업에만 유리한 게 아니라 내수 확대와 일자리 차출 등 모든 국민에게 고른 혜택이 돌아간다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주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산업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선진국 사례연구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토론회 등으로 노동개혁 필요성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 노동계에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요구하는 동시에 기업들이 임금체불, 부당노동행위 등 위법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 27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확대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도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 법은 사망 등 중대재해 시 사업주 등을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83만곳이 넘는 50인 미만 중소·영세사업장에도 적용하면 만성적인 인력난과 재정난으로 사업장 폐업, 근로자 실직 등의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손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은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 재해 예방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도록 하루빨리 보완입법이 추진돼야 한다"며 "재입법 추진을 노력하는 동시에 중처법 준비가 부족한 영세 소규모 기업을 위한 조직을 만들어 산업재해 예방활동을 지원하겠다"고 피력했다.


경총은 ‘중대재해 예방 지원센터(가칭)’를 운영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스스로 안전관리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고, 정부와 협력사원 등을 추진해 중대재해 예방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골자다. 세부적으로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산재 예방과 관련해 △법률상담 및 컨설팅 △업종 맞춤형 매뉴얼·가이드 보급 △안전역량 강화 교육 등을 실시한다.


대기업 차원의 지원도 추진한다. 경영계 주도로 정부와 간담회를 개최하고 상생협력 우수모델을 발굴해 확산하는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그 밖에도 서비스산업 활성화 관련 정책 활동을 펼치고 대기업집단 지정제, 원격의료 금지 같은 규제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왼쪽)이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입기자 신년 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왼쪽)이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입기자 신년 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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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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