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한계에 다다른 제지업계가 친환경 기술을 무기로 시장 확대에 나선다. 특히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탈 플라스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종이의 가치가 주목받자 친환경 신소재를 주력 분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무림P&P는 최근 친환경 코팅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나누’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국내 최초로 친환경 수용성 코팅 기술이 적용된 '펄프몰드'를 개발하게 된 무림P&P는 플라스틱 대체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펄프몰드는 종이의 주요 원자재 펄프를 활용한 포장 용기다. 무림P&P는 100% 천연 생 펄프로 만든 펄프몰드 ‘무해’를 보유하고 있다. 무림P&P는 무해에 친환경 수용성 코팅 기술을 적용해 플라스틱 대체재로서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무림P&P는 친환경 코팅 기술 접목으로 무해의 내수성, 내열성 및 강도가 강화되면 컵라면 등 뜨거운 음식 용기를 비롯해, 전자레인지용 즉석 조리 식품 용기까지 확대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무림P&P는 교촌에프앤비와 손잡고 치킨 상자에 무해를 도입하기도 했다.
한솔제지는 친환경 기능성 포장재인 '프로테고'를 선보인 데 이어 이 제품에 적용된 친환경 패키징 제조기술에 대해서도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녹색기술인증'을 받았다. 프로테고는 종이를 기반으로 한 포장재로 산소 및 수분 차단성이 우수해 기존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소재 포장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세아그룹 계열사인 골판지 상자 제조 전문기업 태림포장은 올해 '고성능 친환경 보랭 상자'(TECO BOX)를 국내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스티로폼 박스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이 박스는 태림의 독자적 기술인 '보랭 성능 향상 기술 및 평가 방법'을 활용해 골판지만을 활용해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골판지에 다층 트러스 구조를 적용해 상자의 내외부 사이 단열 공기층을 형성하는 원리다. 여기에 친환경 발수 코팅 기술을 통해 상자 내부가 젖지 않도록 했다. 기존 스티로폼 상자 대비 98% 수준의 보냉성을 지녀, 앞으로 냉장·냉동제품 택배 배송 등 다양한 상품 포장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지업계가 친환경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친환경 신소재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 때문이다. 이복진 제지연합회 회장은 "올해는 ‘전환기’ 같은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수요구조 변화와 종이 소재 사업영역 확대, 친환경 제품 연구개발(R&D) 및 시장 확대는 우리가 반드시 확보해야 할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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