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발목잡혀 美·日 못쫓아가는 한국 증시

코스피·中 상하이종합지수 올들어 6% 넘게 하락
中 경기침체 우려와 금융시장 변동성,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

미국과 일본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국내 증시는 이 같은 강세에서 소외된 채 연초 이후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경기 침체 우려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부진한 중국 증시와 동조화된 모습이다. 연초 이후 지속된 조정으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음에도 중국에 발목이 잡히며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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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23일까지 코스피는 6.6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6.46% 내렸다. 반면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9.70% 올랐고 미국 S&P500은 2.57% 상승했다. S&P500지수는 최근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중국 증시에 동조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통계적으로 코스피의 방향성은 미국 증시에 연동돼 움직이는 경향이 있으나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증시와의 상관성 추이가 다소 둔화되고 중국 증시와 상관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연초 단기 조정을 보이며 재차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이차전지 우려 등으로 미국 랠리에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 부진으로 중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변 연구원은 "중국 성장률이 둔화되는 과정 속에 중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성장률 반등이 제한되거나 하강 압력이 재차 높아질 수 있다"면서 "중국 증시가 경기 선행적 측면을 갖는다는 점에서 최근 중국 증시의 하락은 경기 심리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고 경제지표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정책의 제한적 효과와 추가 정책 모멘텀 부재로 중국 경제지표 중 선행 및 심리지표를 중심으로 단기적인 부진 현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 2년간의 부양 기조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 개선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은 2022~2023년 네 차례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유동성 증대 효과나 부동산 관련 지표들의 개선 흐름은 제한적이었다.


중국 경기 침체 우려는 국내 수출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변 연구원은 "중국 경기의 순환적 반등 흐름이 제한되며 하강 압력이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 회복 효과 역시 반짝 회복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장기간 지속하다 올해 1월에 플러스 전환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인데 수출 회복 강도는 중국의 정책 실망감에 따른 경기 부진 지속으로 올해 하반기 발생할 수 있는 피크아웃(고점 통과) 리스크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져 향후 주가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홍콩 증시에 2조위안(약 371조원) 규모의 증시안정기금(증안기금)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장중 2% 넘게 하락하며 5000선이 무너졌던 홍콩 H지수는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 소식에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상승하며 5200선대를 회복했다. 상하이종합지수도 이틀 연속 오르면서 28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는 중국의 증시 부양 소식이 알려진 23일 상승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2008년부터 9차례 증안기금을 동원한 바 있으며 2008년, 2015년 재정·통화·산업정책이 결합한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유의미한 반등을 나타내지 못했다"면서 "과거 두 번의 사례와 같이 단순히 증안기금 유입이 아닌 전방위적인 정책 조합과 경제지표 회복, 미국의 대중국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경기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어서 국내 증시의 반등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 대비 상대수익률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과 중국 경기 반등을 노려야 한다"면서 "당장 확인이 어렵다는 점에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우호적 미국 증시와 비우호적 중국 증시 사이에서 다음 주에 있을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경계감으로 관망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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