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충돌 이틀 만에 충남 서천 화재 현장에서 만나 함께 현장을 둘러봤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이 현장 점검 후 전용 열차를 타고 함께 상경하면서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23일 오후 1시쯤 전날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군 서천특화시장을 방문했다. 당초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각각 서천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 위원장이 40분쯤 대기한 후 윤 대통령과의 만남이 성사됐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한 후 악수와 포옹을 했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의 어깨를 다독이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두 사람은 소방본부장의 화재 진압 상황 보고를 듣기 위해 나란히 걸어 이동했다. 윤 대통령이 고개를 돌려 특정 위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한 위원장도 그곳을 바라보며 대화를 이어갔다. 두 사람은 강추위에도 화재로 소실된 시장 곳곳을 돌아보며 점검을 계속해 나갔다.
앞서 전날 밤 11시 8분쯤 서천특화시장에서는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화재로 292개 점포 중 수산물동 121개 상가를 비롯해 일반동 점포 90개, 식당동 상가 16개 등 총 227개의 상가 점포가 전소됐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로 당정 간 충돌이 불거진 후 이틀 만에 성사됐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의 만남으로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봉합 수순에 돌입했다고 봤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21일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해온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여당 국회의원 전원이 있는 모바일 메신저 단체대화방에서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는 내용의 글을 공유하면서다. 이에 한 위원장은 사퇴 요청을 거부하면서 정부와 여당이 정면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현장 점검을 마친 후 한 위원장과 함께 열차를 타고 상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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