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 4곳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0%(4개사 단순 평균 기준)로 전년(80.4%)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손해율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다. 자동차보험은 보험료의 약 20%를 사업비(보험료 산정·과실비율 검증 등)로 쓰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통상 손해율 80%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업계 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의 지난해 손해율은 81%로 직전해(81.7%)와 비교해 0.7%포인트 개선됐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80.3%에서 79.6%, DB손보는 79.4%에서 79.2%로 손해율이 내렸다. KB손보는 80.2%로 직전해와 동일했다. 이들 손보사 4곳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85%에 육박한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지난해엔 태풍이나 호우 등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면서 "통상 12월엔 블랙아이스 등으로 차량사고가 많은데 지난해엔 예년 대비 기온이 높아 관련 사고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차보험 '빅4'를 제외한 중소 손보사 5곳도 2022년 손해율이 90.3%에서 88.2%로 2.1%포인트 개선됐다. 다만 업체별로 희비가 갈렸다. 지난해 MG손보의 손해율은 105.8%로 전년(115.8%)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롯데손보도 87.8%에서 82%로 손해율이 개선됐다. 반면 메리츠화재(79.1%→80.9%), 한화손보(79.6%→81.2%), 흥국화재(89.4%→91.4%) 등은 손해율이 상승했다. 메리츠화재를 제외하면 중소 손보사 대부분 자동차보험으로 별다른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다.
자동차보험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손보사에 약 9조원의 적자를 안겨줬을 정도로 '계륵' 같은 존재다.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으로 흑자를 본 건 2017년과 코로나19가 유행했던 3년 정도에 불과하다. 중소 손보사는 손해를 보면서까지 팔지 않을 수 없는 상품이 자동차보험이다.
올해도 자동차보험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에 대형 손보사들은 올해 자동차보험료를 약 2.5% 내외 내리기로 했다.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은 2월 중순 신규·갱신 계약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6% 내릴 예정이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2.5% 낮출 계획이다.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료를 3% 내릴 예정이고 한화손보와 롯데손보도 각각 2.5%, 2.4% 인하할 방침이다.
지난 19일 출범한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에서 대형 손보사와 중소 손보사 간 본격적인 가격 경쟁도 펼쳐질 예정이다. 플랫폼에 지불하는 3% 내외의 수수료도 적지 않다. 아울러 올해부터 자동차보험 정비요금의 시간당 공임을 전년 대비 3.5% 인상하기로 해 사고당 손해액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손해율 개선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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