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이른바 ‘빅테크 갑질’을 막으려는 유럽연합(EU)의 압박에 한발 물러섰다. 아이폰에서 자체 결제 시스템인 ‘애플 페이’ 외에 다른 업체의 유사 결제 서비스를 허용하기로 했다.
EU 집행위원회는 19일(현지시간) “애플이 경쟁 우려 해소를 위해 아이폰 등 애플 운영체제인 iOS 기기에서 제3자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으로는 아이폰 사용자가 원하는 경우 애플 페이가 아닌 다른 근거리 무선통신(NFC) 비접촉 결제 서비스 앱을 설치해 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집행위는 2022년 애플이 해당 기술에 대해 경쟁업체의 접근권을 부당하게 제한하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한 바 있다.
집행위는 “이번 제안은 향후 10년간 유효하며,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애플은 EU로부터 전 세계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다.
EU는 애플을 비롯해 MS·메타 등 유럽 밖에 있는 해외의 빅테크 기업의 독점을 막기 위해 계속 압박을 가하고 있다.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하고 유럽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는 디지털 시장법(DMA) 규제 대상 기업을 확정하고 약 반년 동안의 유예기간을 시작했다. DM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한 규모의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규제하는 강력한 법안이다.
DMA 적용 대상은 EU 내에서 연 매출 75억유로 이상, 시가총액 또는 시장가치 750억유로 이상, 월간 이용자 4500만명 이상, 최소 3개 회원국에서 서비스 제공, 연 1만개 이상 이용사업자(입점업체) 보유 등의 기준을 충족한 기업들이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애플,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 등 6곳이 이에 해당한다.
게이트키퍼로 지정된 기업은 제3자 서비스와 상호 운용을 허용해야 하며, 자사 플랫폼 외부에서 입점업체들이 자체 사업 홍보나 계약을 하는 것도 허용해야 한다. 입점업체가 플랫폼 이용 시 생산되는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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