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에 총기 살인 예고 글을 올린 30대 회사원이 해당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을 불법 촬영한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경남 창원지방법원 형사6단독 재판부는 19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A 씨에 대해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8월 4일 경기도 군포시의 한 주거지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서울 강남역의 한 화장품 가게에서 18명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장소로 지목한 사진과 함께 “내일 강남역 화장품 가게 오후 2시 난 칼부림 노노 엽총 파티 간다”, “경찰도 쏠 거야”라는 글을 게시했다.
사건 당시는 신림역과 서현역에서 이른바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져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인터넷에 각종 살해 예고 글이 올라오던 시기였다.
A 씨가 범행을 예고한 곳은 인지도가 높은 화장품 브랜드 매장이었으나 사건 당시 강남역 인근에 존재하지 않았고 A 씨를 검거한 주거지에서는 엽총이 발견되지 않았다.
A 씨는 2017년 5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수도권 모텔과 오피스텔 등지에서 성매매 여성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33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해 소지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해당 촬영물은 협박 글 게시 혐의로 A 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A 씨의 스마트폰과 저장매체(외장하드)에서 발견됐다.
재판부는 “A 씨는 게시글에 당시 존재하지 않던 화장품매장에서 엽총 살인을 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불특정한 다른 업종 매장 사진을 올려 대상 장소와 자신이 일치하지 않고 해악 내용이 피해자들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사건 당시 112 신고자와 게시글 열람자가 다른 지역에 거주해 이들이 A 씨가 예고한 날짜에 강남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 씨 행위가 피해자들에 대한 해악을 고지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강남역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 시민은 피해자별로 사실을 특정할 수 없고 피해자 명시적 의사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됐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성관계 영상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 사실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촬영 횟수가 적지 않지만 반성하고 있는 점, 초범인 점, 촬영물이 유포됐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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