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열사도 '인적 쇄신'…'브라더 경영' 지운다

카카오엔터, 권기수·장윤중 신임 대표 내정
김범수 측근 대신 외부 인사로 리더십 쇄신
모빌리티 등 계열사 인사 교체 이어질 듯

카카오 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수장 교체로 계열사 인적 쇄신에 돌입했다. 사법 리스크 한가운데 있는 카카오엔터부터 인사 칼날을 휘둘러 쇄신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CA협의체 공동의장의 최측근 인사 대신 외부 출신을 앞세워 이른바 '브라더(brother) 경영' 지우기에 나섰다.


19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권기수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장윤중 글로벌전략책임자(GSO)를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두 내정자는 추후 이사회와 주주 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권기수·장윤중 카카오엔터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엔터]

왼쪽부터 권기수·장윤중 카카오엔터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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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내정자는 김 공동의장과 별다른 인연이 없는 인물이다. 권 내정자와 장 내정자는 각각 다음커뮤니케이션,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출신이다. 권 내정자는 2002년 다음에 합류해 경영기획본부장,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역임했다. 이후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하면서 자연스레 카카오로 합류했다. 장 내정자는 미국 컨설팅 업체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세계 3대 음반사 가운데 하나인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대표를 지내다 카카오엔터 GSO로 영입됐다.


이번 리더십 교체로 카카오엔터는 창립 이후 가장 큰 리더십 변화를 맞았다. 김성수·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는 카카오에서 엔터 사업을 일군 '개국공신'이다. 김 대표는 2019년 카카오엔터 2019년 미디어·뮤직 부문 전신인 카카오M을 이끌었고 이 대표는 2010년 스토리 부문 전신인 포도트리를 설립했다.


회사 상징인 두 대표를 교체한 만큼 새 리더십으로 변화를 꾀하겠다는 의지다. 카카오에 위기를 불러온 측근 인사를 끊고 사법 리스크 여파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김성수·이진수 대표는 NHN(현 네이버) 시절부터 김 공동의장과 함께했다. 김 대표는 2003년 온미디어에 재직할 당시 NHN에 자회사 바둑TV 콘텐츠를 제공하며 김 공동의장과 인연을 맺었다. 2019년 카카오로 합류할 때는 김 공동의장의 러브콜이 있었다. 이 대표도 NHN 출신이다. 김 공동의장이 NHN 미국법인 대표일 때 이 대표는 미국 영업본부 실장으로 손발을 맞췄다. 2010년 카카오 전신인 아이위랩 부사장으로 합류했고 포도트리를 창업할 때는 김 공동의장의 투자를 받았다. 그러나 사법 리스크로 두 사람의 입지도 흔들렸다. 김성수·이진수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김 대표의 경우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고가에 인수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로도 조사받고 있다.

카카오엔터를 시작으로 계열사 인사는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등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교체 대상에 꼽힌다. 안팎으로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거나 김 공동의장의 측근 인사가 이끄는 회사들이다. 이 외에도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문태식 카카오VX 대표 등이 오는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 공동의장은 지난해 11월 공익재단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직을 내려놓는 등 카카오 인사 개편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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