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누비던 ‘순찰로봇’… SK쉴더스 新성장동력 부상

작은 크기의 자율주행 로봇
AI 보안카메라 장착해 관심
스타트업 뉴빌리티와 공동 개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4’ 현장, 성인 무릎 정도 높이의 몸체에 4개의 바퀴를 단 로봇이 전시장을 누빈다. 적재함에 물건을 넣어 옮기는 로봇인가 봤더니 인공지능(AI) CCTV를 장착하고 있다. 보안 기업 SK쉴더스와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뉴빌리티가 함께 개발한 순찰로봇이다. 기존의 순찰로봇이라면 여러 센서를 탑재해 덩치가 컸다. 이 로봇은 작은 크기의 자율주행 로봇에 이상 상황을 탐지하는 보안카메라를 결합한 아이디어로 전 세계에서 모인 업계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CES 2024 현장의 순찰로봇(사진=뉴빌리티 제공)

CES 2024 현장의 순찰로봇(사진=뉴빌리티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

자율주행 순찰로봇이 SK쉴더스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순찰로봇 사업은 기존의 보안 사업 인프라에 첨단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영역이다. 최근 순찰로봇을 선보인 CES에서 시장성을 확인한 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SK쉴더스는 순찰로봇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지속적으로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순찰로봇은 지난해 3월 SK텔레콤, 뉴빌리티와 공동 개발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구체화됐다. 자율주행 로봇을 도입하면 CCTV의 사각지대에 대한 순찰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공동 개발에 나선 이유였다. 이후 실제 로봇이 서울시 도봉구의 덕성여대에서 한 달간 순찰 업무를 수행하면서 효용성 검증을 마쳤다. 캠퍼스를 자율주행하며 실시간 모니터링과 안내 방송 등을 하게 했고 이후 교직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0.2%가 순찰로봇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SK쉴더스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자율주행 순찰로봇 운영 실증’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2년간 강원, 인천 등 실증지역 5곳에서 순찰로봇을 운영할 예정인데, 가장 먼저 지난달부터 인천 송도센트럴파크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현재 24시간 로봇이 위험지역을 자율 순찰한다.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경찰청 관제센터와 연계해 신속한 사건·사고 대응을 한다. SK쉴더스 관계자는 "도심지에서 순찰로봇을 경찰과 연계해 활용하며 로봇 운영, 관제, 출동에 이르는 과정을 점검해 개선사항을 발굴하고 기능을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쉴더스와 뉴빌리티가 공동 개발한 순찰로봇

SK쉴더스와 뉴빌리티가 공동 개발한 순찰로봇

원본보기 아이콘

이를 위해 SK쉴더스는 로봇에 AI CCTV ‘캡스 뷰가드AI’를 탑재해 이상 행동을 자체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게 했다. 이 카메라는 야간에도 사람, 사물을 뚜렷하게 식별할 수 있어 효율적인 관제 업무를 지원한다. 자율주행 로봇에 보안 카메라를 결합한 것은 이번 CES에서도 관심을 집중시켰다. 뉴빌리티 관계자는 "심플하지만 똑똑한 아이디어라는 반응과 함께 단순한 프로토타입 차원을 넘어 실제로 현장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도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북미, 남미 시장 도입을 논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업체들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등에서는 순찰로봇을 현장에 도입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뉴욕시 경찰의 경우 지난해 4월 미국 보안로봇 개발업체 나이트스코프의 ‘K5’ 로봇을 맨해튼 순찰에 도입했다. 나이트스코프는 6개월간 순찰로봇 서비스를 운영한 결과 실제 경찰 투입률은 10%, 범죄 건수는 46% 감소했으며 범인 체포율은 27% 증가했다고 했다.


SK쉴더스는 순찰로봇을 통해 국내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공동 개발한 스타트업과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다양한 환경에서 시민 일상을 지키는 완성도 높은 순찰로봇을 개발, 제공하겠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기술력과 상품성을 갖추기 위한 여러 준비를 착실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