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갈피 못 잡는 巨野…'위성정당 꼼수' 재현되나

민주, 연동형 유지 가닥…"플랫폼 정당 고려"
야권 군소정당, 민주당에 비례연합정당 제안
사실상 위성정당 부활…與 "야합 꼼수 말라"

4·10 총선까지 3개월도 남지 않았지만, 선거제 개편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거대 의석수로 결정권을 쥔 더불어민주당이 연동형 비례제도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꼼수' 위성정당이 난립하는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이달 말까지 선거제를 확정하겠다는 목표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등을 통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일찍이 '병립형 회귀'로 당론을 모았지만, 민주당은 여러 셈법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지역구 의석수가 압도적인 만큼 병립형이 유리하다는 분석까지 나왔지만, 연동형 도입을 주도한 게 민주당이라 폐지에 대한 부담이 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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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립형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 의석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20대 총선까지 적용됐다. 지난 총선 때 처음 도입된 준연동형은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경우 모자란 의석수의 절반을 비례대표로 채우는 방식이다. 당초 연동형의 취지는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돕겠다는 것이지만, 거대 양당이 꼼수로 위성정당을 출현시키면서 의미가 퇴색됐다.


민주당은 일단 '연동형 유지'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연동형을 유지하면서 플랫폼 정당을 추진하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병립형으로 돌아가면 제3지대 신당 세력을 견제할 수 있고, 총선 승리를 위해서도 유리하다는 데 동의하는 의원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우리 당이 도입한 연동형을 스스로 폐지하는 건 아무래도 부담이 크다"고 부연했다.


야권에선 민주당을 중심으로 '비례연합정당'을 꾸리자는 제안이 시작됐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기본소득당·열린민주당·사회민주당(준) 등 진보 진영에서 공동의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자고 민주당에 제안했다. 사실상 위성정당 역할을 자처하겠다는 것이다. 용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 소속 비례대표로 원내 입성했다.

정의당도 녹색당과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범야권 연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3지대로 합류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전날 탈당을 선언하면서 이 같은 정의당의 행보를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정의당은) 운동권 최소연합을 선언했지만, 조만간 조국 신당·개혁연합신당·진보당 등과 함께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 위성정당에 참가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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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이런 흐름을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총선이 85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선거제 논의가 아직도 공전 중"이라며 "민주당이 이해관계에 매몰돼 입장을 정하지 못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례연합정당은 선거가 끝나면 갈라질 운명으로, 야합을 통해 의석수를 늘리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1월에는 본회의 일정이 25일 하루인데, '쌍특검법' 재표결이 걸려 있어 이달 중 선거제 합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르면 2월 말에서 3월 초쯤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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