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기조 장기화로 매년 인구가 감소 중인 일본에서 빈집은 크게 늘어가고 있지만 정작 사람이 살만한 집은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주택공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빈집이 늘어나도 사람이 들어가 살 수 있도록 다시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할 건설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대규모 주택공급 부족 위기가 발생할 우려가 제기되면서 일본 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은 일본 민간 싱크탱크 노무라종합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 2040년 일본의 신축 주택 매물은 수요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구 감소로 수요는 줄어들지만, 그 이상으로 공급이 떨어진다는 것이 그 이유다. 연구소는 "2040년 일본의 주택 수요는 2010년 대비 33% 줄어들지만, 공급은 같은 기간 50%나 급감한다. 집을 갖고 싶어도 매물을 못 찾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일본에서는 2018년 기준 빈집은 849만호로 7곳 중 1곳이 빈집이었다면, 2038년에는 최대 2356만호로 3곳 중 1곳이 빈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축이 없으면 빈집을 철거, 신축하거나 리모델링 등을 통해 재활용해야 하지만, 빈집 활용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빈집을 부숴 새집을 올리거나, 사람이 거주할 수 있을 정도로 고쳐놓을 건설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니케이는 "목수는 2020년 30만명 이하로 떨어졌고, 2040년대 중반에는 10만명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며 "아이러니하게도 이미 빈집이 많은 지방 교외일수록 건설 인력의 감소 폭은 더 크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공사를 위한 도로 등 건축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유지·보수하는 인력도 크게 부족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또 다른 싱크탱크 리크루트웍스연구소는 "인프라와 관련한 건설 노동 수요는 2040년 298만9000명에 이르지만, 공급은 233만2000명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루야 쇼토 리크루트웍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방에 집이 있어도 수리를 부탁할 수 없고, 인프라 유지와 정비도 여의찮은 상황"이라며 "결국 모두 인력감소가 상대적으로 완만한 도시로 옮겨가는 등 거주 지역의 제약과 직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앞으로 리모델링 주택이나 신축 주택의 건축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오오미치 료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디테일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일단 건축하기 쉬운 집을 우선하게 될 것"이라며 "주택업체는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공사에 인력을 집중하고, 세부 마무리나 경미한 유지보수는 개인에게 맡길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니케이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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