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미국 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호재가 실현된 지 약 이틀만에 560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재료 소진으로 차익성 매물이 출회하면서 큰 낙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4일 오후 7시 12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대비 0.57% 오른 5646만원을 기록 중이다. 7일 전 대비로는 2.22% 내린 상태며, 1년 전 대비로는 109.85% 올랐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0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현물 ETF 승인 소식이 발표된 후 11일 밤 최고 640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이는 2021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후 비트코인은 가격은 약 이틀 만에 5600만원대까지 떨어져 연초 이후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고꾸라진 것은 지난해 1년간 가격을 끌어올렸던 ETF 승인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인 알렉스 손더스는 고객향 노트에서 "우리는 가상자산 시장이 이미 다음 이야기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더 상승하고 있다"며 "이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토큰(이더리움)도 ETF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더리움은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류) 대장주다. 실제로 이더리움은 현재 330만원대로 연초 대비 12%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다만 비트코인 현물 ETF는 장기 호재로 관측된다. 30조달러 규모의 자산관리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자산가치가 대두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CNBC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SC) 애널리스트들은 2024년 500억~1000억달러(65조~131조원) 규모의 자금이 펀드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CNBC는 "비트코인 ETF가 미국 시장 전역에서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대규모 자금을 굴리는 자산관리자들도 디지털 화폐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시장에 미칠 파급력에 관한 경고음도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융기관들은 경계해야 할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 투기 확산과 이에 따른 폭락은 (기술 거품이나 부동산 거품 등과) 유사한 위험을 노출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민주화는 금융 거품의 공통된 특성"이라며 "모든 사람이 자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은 역사적으로 투자자들을 금융 거품에 참여하도록 유인하는 '세이렌의 노래'가 돼 왔다"고 지적했다. 세이렌은 바다에서 항해하는 선원들을 노래로 유혹해 죽게 만드는 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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